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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칼럼

[매경춘추] 비트코인과 국가

입력 : 
2025-01-21 17:49:52
수정 : 
2025-01-22 10: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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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2009년에 처음 등장한 이래, 국가들은 탈중앙화된 통화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대처해왔으나 현재는 CBDC 발행 등으로 입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미국은 비트코인을 제도권에 편입한 ETF 승인 이후에도 여전히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으며, 투자자 보호 문제로 한국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제2기 행정부는 비트코인을 국가전략자산으로 포함하겠다고 선언하고, 디지털 자산의 글로벌 금융 생태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이 법제화와 육성책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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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최초의 비트코인이 채굴됐을 때 비트코인은 무정부주의자들이 국가의 중앙화된 통화주권을 벗어나 사용하려고 만든 전자화폐라는 게 주류적 견해였다. 국가들은 탈중앙화가 가져올 통화주권의 약화를 우려해 적대적이고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 후 15년 동안 비트코인과 다양한 블록체인 토큰이 명멸하고 실제 자산의 토큰화까지 논의되는 등 많은 현상이 발생하는 동안 국가의 입장에 계속 변화가 있어 왔다.

우선 국가가 오히려 블록체인을 끌어들여 디지털 법정화폐(CBDC)를 준비했다. 중국이 가장 앞서 있지만, 유럽연합(EU)과 한국도 발행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개인정보 침해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아직 미온적이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그에 반대한다.

2024년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승인한 비트코인 실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약 1년 동안 총 가입액 60조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했다. 누구든지 데이터를 기록하는 노드가 될 수 있는 비트코인의 탈중앙화 지향성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길 꺼리던 국가가 핵심 규제 분야인 금융산업의 상품으로 드디어 비트코인을 끌어안은 것이다. 전 SEC 위원장은 ETF 승인을 하는 날 비트코인을 아직 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발언을 남겨 반대 입장의 미련을 대변했는데, 폭발적인 펀드 가입에 묻혔다. 물론 국가마다 입장이 달라 한국에서는 아직 투자자 보호나 자본시장법령상 미비를 이유로 허용하지 않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국가가 기획·설계하지 않고 민간에서 국가의 법정화폐를 기반으로 발행되고 있다. 특히 테더(USD Tether)나 유에스디 코인(USD Coin) 등 미 달러화 등을 보관하고 그 가치만큼 발행되는 것이 주인데, 2024년까지 스테이블 코인의 누적 발행액이 1740억달러 정도로 급격히 늘었다. 일본과 EU 등은 발 빠르게 스테이블 코인이 결제 시장에서 중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이미 규제를 제정했거나 준비한다. 미국은 미 달러화 스테이블 코인을 자국 통화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여기는 것 같다.

트럼프 제2기 행정부는 비트코인을 외환준비기금 내의 국가전략자산으로 포함하는 정책을 선언했고,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향후 5년간 비트코인 100만개를 국가전략자산으로 편입하는 근거가 되는 법안을 제출한 상태다.

최근 미국 비트코인 정책연구소(BPI)가 발표한 보고서는 앞으로 디지털 자산이 변혁시킬 글로벌 금융과 자산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격이 오를 비트코인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법무부가 압수한 30조여 원의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말라고도 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여러 토큰 활용에 대해서도 시간이 갈수록 법제화하고 육성책을 내놓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기존의 증권들은 물론 부동산, 귀금속 같은 유체물과 음원 저작권 등 무체재산권을 토큰으로 발행하고 유통하는 것에 대해 국가가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있다.

그동안 국가들의 추이를 보면, 디지털 자산의 수도가 되겠다는 미국뿐 아니라 토큰의 다양한 효용을 절감한 실용적 국가들의 정책에 더 크고 깊은 변화가 생길 것이다.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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