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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필동정담] '경제통' 총리 택한 캐나다

심윤희 기자
입력 : 
2025-03-10 17:16:07
수정 : 
2025-03-10 17: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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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고별 연설에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결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캐나다는 싸워야 할 때 '팔꿈치를 올리고 싸운다'고 말했다.

그의 후임으로 경제 전문가 마크 카니가 선출되었으며, 이는 미국의 무역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정치적 선택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카니의 경제 전문성이 트럼프의 협상 전략에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가 관세전쟁의 결과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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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싸워야만 할 때 '팔꿈치를 올리고(elbows up)' 싸우는 나라다."

9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고별 연설에서 한 말이다. 캐나다의 국민 스포츠인 하키에서 잘 쓰는 표현을 빌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전쟁에 맞서야 한다고 호소한 것이다.

44세의 젊은 나이로 총리에 취임한 그는 '남녀 동수 내각' 구성 등 정치 실험으로 세계 정계의 스타로 떠올랐던 인물이다. 그의 사임 이유는 고물가와 주택 가격 상승 등 경제난이지만, 결정적 방아쇠를 당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이었다. 트럼프의 '관세폭탄' 위협과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라"는 조롱은 트뤼도 총리의 리더십을 흔들었고, 캐나다 국민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최근 캐나다 카페에서는 '아메리카노' 대신 '캐나디아노'라고 바꿔 부를 정도로 미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 집권당인 자유당이 9일(현지시간) 트뤼도의 뒤를 이을 차기 총리에 경제통인 마크 카니를 선출한 것도 미국과의 관세전쟁에 대응할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로 취임해 과감한 조치로 위기를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실력을 인정한 영국이 삼고초려 끝에 2013년 전임자 연봉의 3배를 주고 그를 영란은행(BOE) 총재로 모셔 가기도 했다.

카니의 등장은 미국의 무역전쟁으로 경제가 위협받자 전문성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단순한 정치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결정을 한 셈이다. 정치적 경험이 전무하다는 게 그의 약점으로 꼽힌다.

결국 미국과 캐나다 간 관세전쟁의 승패는 카니가 트럼프의 협박성 협상 전략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경제 이론가'와 '협상의 달인' 간 한판 승부다. 카니의 경제 전문성이 실제 협상 테이블에서 어떻게 발휘될지, 정치 경험이 부족한 그가 트럼프의 압박에 어떤 카드를 내밀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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