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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필동정담] 정치인의 책 출간

김병호 기자
입력 : 
2025-03-06 17:32:49
수정 : 
2025-03-06 17: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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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이 책을 쓰는 이유는 주로 선거 출마를 앞두고 있거나 개인적인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잠룡들이 출간에 나서고 있으며, 출간된 책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특히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그의 책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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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이 책을 쓰는 이유는 대개 둘 중 하나다. 선거 출마를 앞뒀거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이도 저도 아닌데 책을 내면 본업은 내팽개치고 한가하다는 얘길 듣기 십상이다. 출간 사유 중 후자로는 '디케의 눈물'과 '조국의 함성'을 쓴 전 조국혁신당 대표 조국 씨가 있다. 전자의 책은 자녀 입시 비리로 조사받으며 느낀 한국 법치주의와 검찰 민낯을 다뤘고, 후자는 지난달 나온 옥중 수기다.

앞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돈 봉투 의혹' 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중 검찰에 대한 증오를 담아 책('송영길의 선전포고')을 냈다. 2023년 11월 출판기념회에서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 "건방진 놈" "어린놈이 감히"라고 했다. "물병이 있으면 (한동훈) 머리에 던져버리고 싶다"는 막말도 했다.

정치인의 출간 러시는 선거철에 압도적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해 4·10 총선을 앞두고 전년 11월부터 약 2개월간 출판기념회가 67회나 열렸다. 하루 한 번꼴이다. 요즘엔 '북콘서트'라고 해서 소통을 강조한다. 저자가 지지자들 앞에서 속시원한 발언을 내뱉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교감하는 '팬덤 정치'의 장이다. 공약과 비전 발표로 출사표를 던지는 무대로도 활용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잠룡들이 출간에 들어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월 '정치가 왜 이래'라는 책을 냈는데, 이달 중 두 권의 책이 또 나온다고 한다. 중앙 정치에 자주 얼굴을 내비치고, 책까지 쓰면서 대구 시정은 어떻게 돌보는지 능력이 부럽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국정 철학을 담은 책('다시 성장이다')을 곧 내놓는다고 한다.

최대 관심은 주요 서점에서 판매 1위인 '국민이 먼저입니다'의 저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다. 그는 비상계엄 후 대표 퇴임까지 14일의 긴박했던 상황을 담았다. 북콘서트도 열고 시국에 대한 입장과 포부를 밝혔다. 책을 매개로 지지층을 결집하며 정치판에 자연스레 스며들게 됐다. 인세 수입도 짭짤할 것이다. 정치인에게 책 출간은 그래서 여러모로 유용하다.

[김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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