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사진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10/16/news-p.v1.20251016.cd1704cb123b45578d695215d25bbceb_P1.jpg)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의 세기의 이혼 소송이 길어지게 됐다. 재산 분할 액수를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오면서다. 1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재산 분할의 근거가 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대 비자금이 불법으로 형성됐기에 기여도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16일 대법원 1부(서경환 대법관)는 이날 오전 10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 선고에서 재산분할 청구를 파기 환송했다. 이에 따라 1조3808억원에 달하는 재산분할 규모는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위자료(20억원)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최 회장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노 관장)의 부친 노태우가 원고(최 회장)의 부친 최종현에게 300억원 정도의 금전을 지원했더라도, 이 돈의 출처는 노태우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수령한 뇌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태우가 뇌물의 일부로서 거액의 돈을 사돈 혹은 자녀 부부에게 지원하고 이에 관해 함구함으로써 국가의 자금 추적과 추징을 불가능하게 한 행위는 선량한 풍속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하고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해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 지분을 분할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SK그룹을 만들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이 종자돈을 댔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이 이를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봄에 따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은 서울고등법원으로 되돌아갔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2015년 최 회장은 내연녀와 혼외자의 존재를 알렸고,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협의 이혼을 위한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소송전에 들어갔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거액의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