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오늘부터 당 주도 단일화 시작”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긴급회견을 열고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일주일 뒤로 미루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덕수 측은 “지금 못할 이유가 뭐냐”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까지 단일화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예정된 단일화 절차를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가 한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데 대해 “강제 단일화 미명으로 정당한 후보인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라며 “현 시점부터 강압적 단일화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당헌 74조의 당무우선권을 발동한다”고 말했다.
당헌 제74조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자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 선거일까지 선거 업무 효율적 추진을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당 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적으로 가지게 된다. 김 후보는 최근 한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면서 당무우선권을 강조해 왔다.
그는 “강압적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 시너지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너지와 검증 위해 (앞으로) 일주일간 각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하자. 다음 주 수요일(14일) 방송토론, 목요일(15일)과 금요일(16일) 여론조사해서 단일화하자“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지도부에 묻고 싶다. 본선 후보 등록도 하지 않겠다는 무소속 후보를 위해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한덕수 후보에게 묻고 싶다. 이런 시나리오를 사전에 알고 계셨느냐”고 했다. 이어 경선 후보들은 모두 들러리였습니까“라고도 했다.
김 후보는 “후보의 동의를 받지 않고 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8일) 토론회는 불참하겠다”며 “이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저 김문수는 이 시간 이후에도 한덕수와 나라 구하기 위한 합의 도출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 나라 살아갈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예비후보 측은 “11일 이전 단일화하자는 제안을 강하게 확인한다”며 김 후보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한덕수 캠프 이정현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김 후보는 김 후보의 의견을 내는 것이고 한 후보는 한 후보의 의견을 내는 것”이라며 “11일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했고, 11일 이전 단일화 테이블에 나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선거가 6월 3일에서 7월 3일로 연기되는 건가. 선거 일정에 맞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토론 준비가 안 됐나. 여론조사에 이길 자신이 없는 것인가. 다음 주에 할 것을 지금 못할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김 후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늘부터 당 주도의 단일화 과정이 시작된다”며 “오늘 오후 TV 토론과 양자 여론조사를 두 분 후보께 제안했고 토론이 성사되지 못한다 해도 여론조사는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후보는 전날 한 예비후보와 1시간 15분 동안 단일화를 위한 회동을 진행했지만, 성과 없이 끝났고 이날 오후 추가 회동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