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펠런 미국 해군장관이 30일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해군 함정에 승선해 ‘K조선’의 혁신적 공정을 직접 확인했다.
이날 펠런 장관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와 한화오션 거제 옥포조선소를 연이어 방문했다. 글로벌 경쟁력 1위로 꼽히는 한국 조선업을 대표하는 이들 조선소는 미국이 첫 번째 협력 대상으로 꼽는 업체들이다.
펠런 장관은 정기선 HD현대그룹 수석부회장과 함께 울산조선소를 둘러봤다. 국내 최대 규모인 울산조선소에서 상선 건조 시설 등을 둘러본 뒤 특수선 야드(군함에 특화된 시설)로 이동해 건조 중인 전투함에 승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펠런 장관은 선박 건조가 한창 진행 중인 함정에 올라가 보는 등 효율적 공정과 기술 인력의 숙련도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그는 거제에 위치한 한화오션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같이 시찰했다. 옥포조선소 특수선 야드에는 미국 해군 소속 유류 보급함 ‘유콘호’가 정비를 받기 위해 들어와 있다. 한화오션은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수주해 지난 3월부터 유콘호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펠런 장관은 양국의 조선 협력이 이뤄지는 현장에서 유콘호 MRO 담당 직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펠런 장관의 이 같은 행보는 K조선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직접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펠런 장관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예방해 조선 분야에서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서울청사에서 펠런 장관을 접견한 한 권한대행은 “조선 협력은 한미가 윈윈할 수 있는 대표 분야로, 한국은 미국 조선업 재건을 지원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우리 업체의 성공적인 미국 함정 MRO를 통해 축적된 신뢰를 기반으로 양국이 조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이 한국 조선소가 미국 조선업 발전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펠런 장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펠런 장관은 한미 간 조선 분야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며 “한미 간 성공적인 MRO 협력이 미 해군의 대비 태세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향후 한국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조선 협력 추진을 위해 가능한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 조선 협력은 미국 조선업 부활을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깊은 관심을 보이는 주제다. 한 권한대행은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조선 협력, 무역 균형, 미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 참여를 세 가지 당근으로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