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유출된 자금이 50조원에 달한다. 스테이블 코인이 자본 유출 경로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16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국내 거래소에서 유출된 가상자산은 약 84조8737억원이다.
여기서 테더(USDT)와 USDC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비중은 41.56%(35조2818억원)다. 같은 기간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약 77조4600억원이다. 이중 45%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해외 전송 수요였던 셈이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의 거래량과 지난 3월부터 4월 13일까지 거래량을 합산한 후 스테이블코인 비중(41.56%)을 곱하면, 약 50조2778억원이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국외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시장이 요동쳤던 시기 이후부터 이렇게 큰 자본이 유출됐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화 등 기존 화폐에 고정 가치로 발행되는 가상화폐다. 시세차익을 노릴 수 없다. 일반적인 가상자산과 달리 송금 과정에서 가치 변동이 발생하지 않아, 가상자산 이전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테이블 코인 거래 비중도 증가세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전체 가상자산 해외 유출 중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비중은 27%였다. 그런데 지난 1월과 2월에는 각각 42%, 55%로 높아졌다. 국내 규제 때문에 자유로운 투자 활동이 제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은 자본 유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대부분 글로벌 거래소에서 기축통화로 지원되고 추가로 환전할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