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한화 첫 거래에
갈등 표출, 가격도 25% 인상
"韓 HBM 경쟁력 약화 우려"
갈등 표출, 가격도 25% 인상
"韓 HBM 경쟁력 약화 우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에 파견한 고객 서비스 엔지니어를 전원 철수시켰다. 또 이에 앞서 TC본더 가격을 25% 인상하겠다고 SK하이닉스에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TC본더는 열과 압력을 이용해 D램을 적층하는 반도체 핵심 장비로, SK하이닉스 HBM(고대역폭메모리) 가운데 선단 공정인 HBM3E 12단의 경우 90% 이상이 한미반도체 TC본더를 통해 양산되고 있다.
당초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2017년부터 HBM 개발을 놓고 협력해온 끈끈한 관계다. SK하이닉스는 한미반도체 장비로 HBM 개발에 속도를 냈고, 한미반도체는 안정적 수익을 올렸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5589억원과 45.6%의 영업이익률을 올렸고,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사건의 발단은 올해 들어 발생했다. SK하이닉스가 한화세미텍으로부터 총 420억원 규모의 TC본더 14대를 주문한 것이 계기였다. 당시 한미반도체는 TC본더 특허 침해 혐의로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다. 또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가 자사 기술을 침해한 제품을 도입했다는 데 강한 유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갈등설에 말을 아꼈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 관련 부분은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했고, 한미반도체는 "전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독점적 협력 관계에 있던 업체 간 감정 대립이 극한으로 번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이번 갈등으로 한국의 HBM 주도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상덕 기자 / 박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