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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관세·中저가공세…타이어 업계 '비상'

김동은 기자
입력 : 
2025-04-14 17:24:39
수정 : 
2025-04-14 19: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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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25% 관세를 강행하면서 국내 타이어 업계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국내 타이어 3개사의 미국 시장 매출은 총 4조2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28%에 이른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지속될 경우 중국과 인도의 신흥 타이어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더욱 약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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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車부품에 타이어 포함해
품목 관세율 25% 부과 임박
한국·금호·넥센 등 3개사
수천억원 관세 부담 가능성
中·印은 미국 벗어나 EU로
저가 밀어내기식 시장 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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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시점을 유예하면서도 자동차·부품에 부과한 25% 관세를 강행하면서 국내 타이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타이어 판매 시장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다 관세 부과를 계기로 중국·인도 업체들이 가격 인하 경쟁을 시작할 조짐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어도 미국에서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는 자동차·부품에 포함된 상황이다.

14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개사의 미국 시장 매출 합산액은 총 4조2000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미국 판매 비중은 업체별로 21~28%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3일 시작된 수입 자동차 25% 관세와 오는 5월 3일 이전까지 관세 부과 시행일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수입 자동차 부품 25% 관세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따라서 곧 수입산 타이어에도 25%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예고대로 수입산 타이어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업체별로 추가 비용이 수천억 원 발생할 수 있다"고 크게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마땅한 대응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국내 타이어 회사들은 세계 곳곳에서 타이어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미국에도 타이어 공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미국 공장을 최대한 가동해도 미국 내 타이어 소비량을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뿐만 아니라 타이어 원료인 합성고무, 천연고무 등은 미국 내 조달이 어려워 대부분 수입해야 하는데 여기에도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 생산시설을 늘린다고 관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북미 완성차 업체들에 납품하는 타이어는 임의대로 생산지를 바꿀 수도 없다. 한 타이어 업체 관계자는 "자동차 업체와 타이어 공급 계약을 맺을 때는 타이어의 생산지뿐만 아니라 생산라인까지 계약서에 명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생산지와 생산라인이 바뀌면 품질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선 전적으로 자동차 업체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 산업의 특성상 완성차 업체의 의사결정에 좌우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도 타이어 업계의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한다. 완성차 업체가 25%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판매가격을 올리는지, 동결할 것인지, 동결한다면 부품 업체들에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일부를 전가시킬 것인지 등 수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더 큰 문제는 미국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을 계기로 중국과 인도의 신흥 타이어 업체들이 미국 외 타이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25% 관세 정책이 지속되면 기존 타이어 업체들은 이로 인한 비용 상승을 감내하느라 제품 가격을 인하하기 어려워진다. 반면 중국·인도 업체들은 가격을 인하하면서 유럽이나 아시아, 중동, 중남미를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관세 때문에 비용을 쓸 이유가 없으니 다른 지역에서 판매하는 타이어 가격을 낮출 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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