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올리브영 어워즈 패드 부문 1위, 아마존 패드 부문 3년 연속 1위, 1억불 수출의 탑.
이 모든 수식어가 메디힐에 붙는다. 엘앤피코스메틱이 운영하는 메디힐은 명실상부한 마스크팩 넘버원 브랜드로 꼽힌다. 이제 엘앤피코스메틱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트리셀, 메이크힐 등 보유 중인 다양한 브랜드를 앞세워 글로벌 톱10 종합 화장품 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러브콜 ‘메디힐’
마스크팩 고급화 앞장
엘앤피코스메틱은 권오섭 회장이 지난 2009년 마스크팩 전문 회사로 설립했다. 설립 당시만 해도 뷰티 시장에서 마스크팩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아이템이었다. 일반적으로 화장품을 구매하면 끼워주는 샘플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5장 묶음을 1000원에 판매할 정도로 저렴한 제품이었다. 그러나 화장품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권 회장은 바쁜 현대인이 피부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스크팩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창립 3년 만인 2012년 마스크팩 전문 브랜드 메디힐을 선보이며 마스크팩 고급화로 소비자 공략에 성공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르게 안착했다. 2015년 상하이법인을 설립해 중국 1위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마스크팩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일본에서는 2017년부터 도쿄에 거점을 두고 현지 생산부터 유통까지 아우르는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현재 일본 전역에서 약 340개 채널과 4만3000개 점포에 입점해 있다. 2018년 말에는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같은 해 해외 시장 개척과 수출 증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인 ‘1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현재는 전 세계 4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에 따르면 메디힐 론칭 이후 14년간 선보인 제품만 250종 이상이다. 마스크팩 단일 품목으로만 31억장 이상 판매해 국내 최다 기록을 보유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자본의 러브콜도 쏟아졌다. 2017년 CDIB캐피탈인터내셔널로부터 약 290억원, 이듬해에는 크레디트스위스(CS)로부터 약 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 유치액이 약 700억원에 달한다.
투자자들은 엘앤피코스메틱 기술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오랜 연구 노하우가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250종 이상 제품을 선보이며 피부 연구 데이터가 축적됐고, 이를 통해 다양한 피부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특히 엘앤피코스메틱은 마데카소사이드, 티트리, 콜라겐을 비롯해 비타민, 히알루론산 등 피부별 맞춤 처방을 도와주는 다양한 DNA 성분을 보유 중이다. 지속적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메디힐의 베스트셀러 티트리 에센셜 마스크를 리뉴얼한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2021년 하반기까지 1억8000장 이상 판매된 ‘국민 마스크팩’ 티트리 에센셜 마스크는 2022년 핵심 성분인 티트리 함량을 높이고 효능을 한층 강화한 리뉴얼을 단행했다. 리뉴얼 후 티트리 에센셜 마스크는 올리브영 어워즈 마스크팩 부문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2022년에는 메디힐 브랜드의 대대적인 리뉴얼이 진행됐다. 제품명부터 성분, 원단, 패키지까지 전면적인 변화를 줬다. 건강한 피부를 넘어 일상 속 모든 순간에 만족과 힐링을 전달한다는 브랜드 정체성도 정립했다. 리뉴얼 6개월 만에 메디힐은 리뉴얼 마스크팩 10종 누적 판매 1500만장을 돌파했다. 변화한 소비자 니즈를 분석해 제품별 기능성 핵심 성분을 대폭 강화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후에도 엘앤피코스메틱은 끊임없는 혁신을 이어갔다. 2022년 8월 ‘네모 패드’를 선보인 데 이어, 2023년 3월에는 자연 유래 각질 분해 효소인 파파야 효소와 모공 청소에 효과적인 약산성 LHA를 함유해 매끈한 피부결 케어가 가능한 ‘피토엔자임 각질 패드’를 내놨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뷰티 시장은 소비자의 피부 유형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더욱 세분화될 전망”이라며 “수년간의 노하우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메디힐의 강점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리셀·메이크힐 키운다
글로벌 종합 뷰티 기업 목표
마스크팩 부문 글로벌 톱티어로 거듭난 엘앤피코스메틱이지만 고민도 있다. 마스크팩에 치중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과제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2018년 색조화장품 브랜드 메이크힐을 선보였으며, 같은 해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마녀공장 지분 70%를 인수했다. 2021년에는 헤어케어 전문 브랜드 트리셀도 선보였다. 그 외에도 엘앤피코스메틱은 이스다니코스메틱, 뷰티리더, 엠뷰티 등 브랜드를 운영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친환경과 자연주의 콘셉트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 중이던 마녀공장은 회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23년 6월 마녀공장 상장 후 엘앤피코스메틱은 점차 마녀공장에 대한 보유 지분을 줄여나갔다. 수차례 블록딜을 단행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에 회사가 보유한 마녀공장 주식 849만4598주를 약 1900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후 엘앤피코스메틱의 마녀공장 보유 지분은 52%까지 낮아진다.
엘앤피코스메틱이 마녀공장 지분을 매각한 후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지 관심이 쏠린다. 마녀공장이 엘앤피코스메틱 실적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엘앤피코스메틱은 연결 기준 매출 2817억원, 영업이익 135억원을 기록했다. 그중 마녀공장은 1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엘앤피코스메틱 수익성을 책임졌다.
향후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 2016년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한 기세를 바탕으로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IPO 준비에 나섰다. 당시 엘앤피코스메틱은 CB인사이트 글로벌 유니콘 기업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리며 1조원 이상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그러나 한중 관계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후 급속히 냉각되며 IPO 시점을 늦출 수밖에 없었다. 해당 시점을 기점으로 실적이 악화하기 시작하면서다. 엘앤피코스메틱 매출은 2017년 3285억원, 2018년 3207억원, 2019년 2348억원, 2020년 2241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팬데믹을 거치며 조금씩 실적이 개선되는 모양새다. 2023년에는 2817억원까지 매출을 늘렸다.
회사는 당분간 내실을 다지며 브랜드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K뷰티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도 치열해진 만큼, 마스크팩에 한정되지 않고 글로벌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현재 마스크팩을 넘어 패드와 세럼, 앰플 등 제품군을 확장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전념하고 있다.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로 입지를 강화한다는 목표다. 특히 글로벌 소비자가 이커머스를 통해 국경 제약 없이 다양한 국가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만큼, 유통 측면의 대응도 신경 쓰는 중이다. 아마존이나 쇼피 등 글로벌 플랫폼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디지털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해외 소비자와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마스크팩 넘버원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톱10 종합 화장품 회사로의 도약을 꿈꾼다.” 엘앤피코스메틱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5호 (2025.04.16~2025.04.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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