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에 도전한 유력 주자들이 줄줄이 철회하며 정부의 새로운 인뱅 설립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금융권에서 정치적 부담을 느끼며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다.
지난 3월 17일 더존뱅크 컨소시엄은 제4인뱅 참여 철회를 발표했다. 더존비즈온과 신한은행이 손잡으며 가장 유력한 주자로 꼽히던 컨소시엄이다.
업계에서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금융사의 정치적 부담이 철회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한다. 정치권 영향을 많이 받는 금융업 특성상 윤석열정부에서 추진된 제4인뱅 설립 허가를 받는다고 해도 향후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한은행에 이어 KB국민은행도 제4인뱅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며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린다. 여기에 또 다른 유력 주자 유뱅크 컨소시엄도 철회 의사를 밝혔다. 핀테크 렌딧이 주도하고 현대해상과 네이버클라우드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다.
남은 후보 중에는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이끄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정도가 눈에 띈다. 다만 인가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 컨소시엄에는 부산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제4인뱅 설립 도전을 이어나가는 것이 향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자칫하다간 인가를 받더라도 골칫거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인식이 금융권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기 의사를 드러내지 않은 컨소시엄도 발을 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후 제4인뱅 설립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문지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2호 (2025.03.26~2025.04.0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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