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국 화장품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유행을 빠르게 선도한다는 점이 인기를 끌면서 젊은 세대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는 것이 최근 흐름이다. 특히 일본 3대 편의점으로 불리는 세븐일레븐·훼미리마트·로손에서는 한국 화장품 코너를 반드시 볼 수 있다.
최근 아사히신문은 한국 화장품 인기를 분석한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일본화장품공업회에 따르면 한국으로부터의 화장품 수입액은 2013년 130억엔(약 1290억원)에서 2023년 959억엔(약 9550억원)으로 7배 이상 늘었다. 그동안 일본에서 화장품 수입액 1위는 프랑스였다. 명품 화장품 수입이 많기 때문에 수입 금액으로 2000년대 이후 부동의 1위였다.

일본 내 韓 화장품 수입, 10년 새 7배↑
이를 빠르게 따라잡은 것이 한국 화장품이다. 한국 화장품 개당 단가는 프랑스 제품에 미치지 못하지만 수입량이 엄청나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일본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었지만 2015년부터 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K드라마와 K팝 등 한류를 좋아하는 팬층이 두껍게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수입액이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직전에 미국과 중국을 뛰어넘은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2022년에는 오랫동안 선두였던 프랑스를 제치고 국가별 1위로 올라섰다.
특히 최근에는 편의점에서도 판매가 활발하다.
훼미리마트는 최근 LG생활건강과 함께 선보이는 ‘하나 바이 힌스’ 브랜드를 내놨다. 25~35세가 주요 타깃인 ‘힌스’의 자매 브랜드로 18~25세의 더 어린 계층을 대상으로 했다. 이 제품은 반짝이, 윤기 등 이들 세대가 좋아하는 요소를 다 넣었다. 또 휴대하기 쉬운 미니 사이즈로 제작됐고 세금을 포함한 가격이 680~1780엔이라 부담 없이 살 수 있다. 훼미리마트에서 화장품을 사는 구매자의 70%는 30~50대다. 10~20대는 10%에 그친다. 훼미리마트는 한국 화장품을 통해 젊은 계층의 구매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로손은 한국 인기 화장품 ‘롬앤’의 자매 브랜드 ‘앤드바이롬앤’을 2023년 3월에 공개한 뒤 만족할 만한 매출 증가 효과를 거뒀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5월 ‘트윙클팝 바이 클리오’라는 이름으로 한국 화장품 브랜드 클리오를 들어오며 1000엔 안팎 가격에 아이섀도와 립틴트 등 22개 제품을 선보였다. 이의 영향으로 올해 1월 세븐일레븐 여성 화장품 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약 30% 늘었다. SNS에서 화제를 일으키며 두 달 만에 판매할 물량이던 30만개를 3일 만에 팔아치웠다. 현재는 판매 종류를 30개로 늘렸고 현재까지 누적 540만개를 판매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화장품 업계가 꾸준히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을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대표적인 것이 ‘부스터’다. 이는 기능성 화장품 전에 사용해 다음 단계 화장품의 흡수를 도와주는 제품을 말한다. 지난해 12월 일본 최대 미용 정보 사이트인 앳코스메가 선정한 ‘베스트 코스메틱 어워드’에서 한국 브랜드 부스터가 톱3을 독식할 정도로 인기였다. ‘시트 마스크’ 분야에서도 한국 브랜드가 1위와 3위에 올랐다. 아사히신문은 “프랑스 고급 브랜드가 한국 화장품에 많이 사용되는 성분을 도입하거나 일본 브랜드가 한국에서 유행하는 메이크업에 맞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도쿄 = 이승훈 특파원 lee.seungh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2호 (2025.03.26~2025.04.0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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