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역전되고 7거래일째 지속 ... 한국 ‘잃어버린 30년’ 바통터치하나

우리나라와 일본의 30년물 장기 국고채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역전됐다. ‘잃어버린 30년’ 동안 마이너스 금리의 저성장을 거듭하던 일본보다 우리나라의 금리가 낮아지면서, 한국도 본격적인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일본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7일(현지시간) 장중 연 2.638%까지 오르면서 한국 30년물 국채 금리(고점 연 2.606%)를 추월했다. 지난 10일 우리나라 30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이 2.596%를 기록한 반면 일본 국채 30년은 2.601%로 양국 금리가 역전된 이후 이후 7일째 역전양상이다.
이는 양국의 통화정책 추세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해 3월 10년간 유지해오던 마이너스 기준금리에서 탈출해 차츰 금리를 인상해나가고 있다. 올해 1월에도 기준금리를 0.25%에서 0.50%로 인상했다.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예상보다 가팔라 추가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었다. 3.50%까지 올랐던 기준금리는 지난 2월에 2.75%까지 내렸다.
더불어 연초 국내 보험사가 안전자산인 초장기채에 대한 투자로 유입된 점도 최근 30년 국고채 금리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양국 초장기물 금리가 역전된 현 상황의 근본적 원인은 경제의 기초체력 차이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니케이225지수는 지난해에 4만2000포인트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일본 경제는 점차 살아나는 기류다.
반면 우리나라는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을 올해 1.5%, 내년 1.8%로 내다봤다. 더불어 현재와 같은 추세가 유지된다면 잠재성장률이 2040년대 후반에는 연평균 약 0.6%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한 행사에서 “합계 출산율 0.75명이 지속하면 2050년대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