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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비즈협회 선정, ‘이달의 혁신기업인’] 김경수 태일씨앤티 대표 인터뷰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장, 경제학박사
입력 : 
2025-03-19 10:20:23
수정 : 
2025-04-14 14: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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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씨앤티는 삼성전자의 평택반도체공장 1기부터 5기까지 건설을 수주하며 철근콘크리트 전문건설업체로 인정받았다.

김경수 대표는 공정한 보상체계와 효율적인 공정 개선으로 최고의 품질과 안전을 유지하며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앞으로는 매출 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며 건설 관련 파생 사업과 친환경 산업에도 지속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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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기업 성공사례 ◆

◆ 혁신기업 성공사례 ◆

태일씨앤티 김경수 대표.
태일씨앤티 김경수 대표.

‘더 나은 내일을 건설한다.’

철근콘크리트 전문건설업체 태일씨앤티는 혁신기업으로 손꼽힌다. 종합건설사들도 자존심을 내려 놓고 태일씨앤티가 펼치는 혁신경영을 배울 정도다. 삼성전자의 평택반도체공장을 1기부터 5기(건설 중)까지를 연달아 수주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철근콘크리트 전문건설업체로서의 실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2022 중소기업경영혁신대회’에서 경영혁신부문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엔 SK하이닉스 용인클러스터 1기 건설에도 합류했다. 대형구조물의 발주처는 물론이고 시공사들도 앞다퉈 태일씨앤티와 함께 일하기를 원할 정도다.

메인비즈협회(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는 태일씨앤티 김경수 대표를 ‘이달의 혁신기업인’으로 선정했다. 메인비즈협회(협회장 김명진)는 국내 중소기업의 경영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지난해 7월부터 ‘혁신기업인 알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태일씨앤티는 전문건설업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는 말할 것도 없고, 친환경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건설업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주목받는 김경수 대표(63)를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자리한 본사에서 만났다.

-대형구조물을 건설하려면 가장 먼저 태일씨앤티와 손잡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명성이 자자합니다. 도대체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길래 이런 평가를 받는지 궁금합니다.

김 대표: 삼성전자의 평택반도체공장 1기에서 5기까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저희가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독차지했고, 지난해엔 SK하이닉스 용인클러스터 1기까지 수주하다 보니 시장에서 그런 평가를 하는 것 같아요. 철근콘크리트 공사는 간단해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만만치 않습니다. 대형구조물 공사의 경우 수천명에 달하는 외부 인력을 관리해야 하고, 자재와 장비뿐 아니라 환경과 경제적 여건까지를 두루 살펴야 하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공기(工期)를 맞출 수 없고, 손해보는 공사를 하기 일쑤지요. 더불어 품질과 안전도 담보돼야 합니다. 대형구조물 발주처나 시공사 입장에선 ‘건설의 4필(必)’, 즉 ‘원가-공기-품질-안전’이라는 네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데, 저희가 그런 까다로운 요구를 충족시켜줬다고 자평합니다.

-건설의 4필’을 모두 달성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품질과 안전을 강조하다 보면 원가가 높아지고, 덩달아 공사기간도 길어지게 마련일 텐데요. 어떻게 네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나요.

김 대표: 풍부한 경험과 끊임없는 프로세스 개선의 결과지요. 과거의 기술과 지식을 답습하면 절대로 혁신할 수 없습니다. 발주처가 요구하는 품질을 맞추면서도 흑자공사를 하려면 혁신밖에 없어요. 건설업의 프로세스 개선은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아요. 혼연일체가 돼야 합니다. 한 군데서라도 삐거덕거리면 공기를 맞출 수 없습니다.

콘크리트 타설(打設)을 예로 들어볼까요. 레미콘 믹서트럭은 ‘8/5제’(오전 8시 ~ 오후 5시 근무)가 관행입니다. 콘크리트 타설은 시차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시공 이음매가 생기지 않아요. 그런데 타설 과정에서 시차가 커지면 이음매가 생겨 누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희는 시간외수당을 주면서까지 타설 작업에 끊김이 없도록 신경씁니다. 당연히 타설비용은 더 들어가겠지만, 공기를 단축할 수 있어 전체 비용은 줄어든답니다. 공기 단축과 함께 비용절감을 위해 ‘프리패브 공법(부품 사전 제작+현장 조립방식)을 도입했고, 위에서 아래로 시공하는 ‘탑다운 공법’도 성공시켰답니다. 공기를 단축하면 충분한 양생(養生)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공사 품질을 높일 수 있죠.

-아무리 좋은 운영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더라도 이를 실행하는 쪽은 현장 근로자들일텐데요. 전문건설사란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인가요.

김 대표: 저는 늘 ‘꿈의 경영’을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저 혼자서만 행복해서는 안되고,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직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발주처와 시공사 모두가 만족하는 경영을 하고 싶답니다. 요즘 화두인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경영에서도 모범을 보이고 싶어요. 이를 위해 가장 신경을 쏟는 일은 ‘공정분배’입니다. 더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도록 보상체계를 확 바꿨습니다. 회사의 경쟁력과 신뢰도는 직원들에게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사내근로복지제도를 만들어 직원들의 복지에도 늘 신경을 씁니다. 종합건설업체들도 부러워할 정도의 다양한 직원복지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직원들이 이직을 하지 않고서도 각자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인사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고 들었습니다.

김 대표: 시스템경영이 성공하려면 조직구성원들의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직원들이 변하지 않고선 혁신경영이 뿌리내릴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전문건설업체로서는 보기 드물게 인사관련 컨설팅을 받았습니다. 연세대 황태홍 교수와 이언컨설팅그룹의 도움을 받아 인사시스템을 대수술했지요. 혁신을 하기 위해 임원들부터 1대1 코칭을 했고, 의사소통 활성화 차원에서 ‘사내 신문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답니다. 2019년부터 매년 직원만족도 평가도 진행합니다. 자기계발을 원하는 직원들에겐 다양한 교육지원과 함께 새로운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차원에서 사내벤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성과보상금 제도도 재정립했고요.

-세르파벤처스를 설립해서 스타트업 투자에도 열심이다면서요.

김 대표: 혁신을 하지 않고선 살아남을 수 없고, 무엇보다도 직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기위해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이 절실합니다. 메인비즈협회 가산디지털지회장 자격으로 ‘창업성공네트워크(스타트업+중소기업협업 모임)’란 모임에 참석한 자리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사내벤처 활성화를 위해 기존의 신기술신사업 기획팀을 투자기획본부로 격상했고, 나중엔 이를 분사해서 오늘날의 세르파벤처스가 출범하게 됐답니다. 현재 10개의 투자조합이 운영되고 있고, 협력사와 직원들도 투자조합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밝지만은 않은데요, 향후 어떤 경영전략을 펼칠 계획인가요.

김 대표:주택시장은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대형구조물 시장은 그렇지 않아요. SK하이닉스의 용인클러스터 공장은 이제 첫 삽을 떴고, 향후 10년 동안 공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라 큰 기대를 걸고 있답니다. 앞으로 5년 이내 매출 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어요. 핵심역량인 대형구조물 시공뿐 아니라 건설관련 파생 사업과 친환경산업에서도 지속적으로 기회를 엿볼 겁니다.

주요이력

62년생/ 아주대 경영대학원 석사/ 93년 ~ 2012년 광영개발 전무/ 2012 ~ 2013년 일우건업 전무/ 2013년 8월 ~ 현재 태일씨앤티 사장(각자대표)/ 2016년 ~ 현재 태경이노베이션 사장(각자대표)

태일씨앤티 김경수 대표.
태일씨앤티 김경수 대표.

◆ ‘이달의 혁신기업인, 김경수 대표는 누구?

김경수 대표는 끊임없이 내일을 생각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혁신을 추구한다. 그러면서도 서두르지 않는다. 내일을 준비하면서도 때를 기다리기 위해 애쓴다.

이런 삶의 태도를 갖게 된 데는 두 사람의 역할이 컸다. 구글 리더십코치 데이비드 피터슨에게서 혁신마인드를 배웠다. ‘안전지대에 머무르는 것은 오늘을 위해서는 좋지만, 내일을 위해서는 끔찍한 선택’이라는 피터슨 코치의 말을 한 순간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또한 부친께서 손수 붓글씨로 남겨준 ‘삶의 지침서’를 유훈으로 받들고 산다. ‘살아있으니까 흔들린다. 살아 있는 나무라 부러지지 않으려고 흔들린다. (생략)서두르지 말라. 각자의 계절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는 공정분배로 대표되는 ‘꿈의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 “22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늘 노력한 대가를 받지 못해 아쉬웠어요. 내가 사장이 되면 노력한 만큼 보상이 따르는 경영을 해야 하겠다고 다짐했어요.” 이런 마음을 품고 지난 2013년 지인개발(현재 태일씨앤티)을 인수해서 홀로서기에 나섰다. “51세에 창업해서 첫번째로 따낸 공사의 수주금액은 1억원 정도였으나, 1군 업체인 삼성중공업의 공사를 따낸 게 더 큰 수확이었지요.” 시공능력평가액으로 따지면 1군 업체와 거래할 수 없었지만, 당시 시행사 추천으로 수주를 따낼 수 있었다. 이런 행운은 건설 현장 소장 시절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대림산업, GS건설 등과 일하면서 쌓아온 신뢰 덕분이었다. 그를 따라 창업에 동참한 직원들에게 자회사 대표와 모기업 각자대표 자리를 준 것도 ‘꿈의 경영’과 무관하지 않다.

4년 전에 펴낸 ‘더 나은 내일을 건설합니다’란 책은 건설업계의 필독서로 자리잡았다. “전문건설업에 종사하는 후배들에게도 꿈을 심어주고 싶었어요. 평소 건설현장에서 느낀 점들을 메모해 뒀는데, 제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도 기업인의 사회책임이라는 생각에 용기를 냈답니다.”

책을 읽다 보면 태일씨앤티의 경쟁력이 어디에서 나오고, 전문건설업체에 만족하지 않고 벤처투자는 물론이고 환경분야에서도 신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그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장,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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