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보는 앞에서 해임안 재가” 주장도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 대통령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해임한 것에 대해 야권과 관련한 정치적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13일 윤 대통령 탄핵 심판 8차 변론 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20분 동안은 윤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인 조태용 국정원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열렸다. 윤 대통령은 증인신문이 끝난 뒤 발언권을 얻어 약 18분간 말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홍 전 차장의 야권 관련 정치적 중립 문제가 심각했다”며 홍 전 차장의 해임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홍 전 차장 본인도 자기가 이미 국정원장 눈 밖에 났고 신뢰를 잃었구나 하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상황”이라고 전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이 기회에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또한 윤 대통령은 “(조태용) 원장이 ‘홍 전 차장에게 책잡힐 일 있으면 해임 건의 못 했을 것’이라고 한 것처럼, 저도 홍 전 차장과 부적절한 뭔가가 있었으면 ‘원장 판단에 따라 하세요’라고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보는 앞에서 홍 전 차장의 해임안을 재가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6일 홍 전 차장에 대한 해임 재가건이 올라왔다”며 “당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관저로 온다고 하길래, 홍장원에 대한 해임 재가를 결재하는 것을 보여주려고 기다렸다”고 전했다.
이어서 “12월 6일 아침에 제가 홍장원에게 (체포조 지원을) 지시했다는 기사가 나와 오해가 생기니까 한동훈 대표에게 ‘이거 봐라, 내가 홍장원에게 약점 잡힐 일이 있으면 (해임을) 재가하겠나’하면서 가기 전에 재가하는 걸 보여줬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상황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홍 전 차장이 저와 여러 차례 술을 먹었다는 데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저는 기억력이 아주 정확한 사람이다. 저녁하면서 반주를 딱 한 번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밖에서 홍 전 차장이 대통령과 술도 먹고 가깝다, 대통령 부인하고 가깝다고 말하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공직 위계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