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업인 교육과정 개설
5월 미국 투자서밋 참관 기회
초밀착 멘토링·글로벌 시야 키워
국무부, 쿠팡과 첫 민관파트너십
혁신 스타트업 미국 유치 도모 전략

“미국에서 창업해본 경험이 있으면서 나의 성향에 맞는 멘토를 직접 만나서 성장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우리나라보다 10배 이상 큰 미국 반려동물 시장에 2027년 진출을 목표로 도전해 보겠다.”
대구광역시에서 반려동물 관련 영양제와 음식 제조 판매 사업을 하는 김동은 더블유제이 대표는 지난해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열린 ‘셀렉트 USA(SelectUSA)’ 행사에 참여해 다양한 창업가들을 만나고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해 보는 기회를 얻었다. 애견인인 김 대표는 예민한 반려동물을 위한 동결건조 식품과 영양제 등을 제조 판매하는 사이트 ‘리프릿’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헬스케어 기기도 함께 개발해 펫푸드와 함께 수출하는 것이 꿈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지원하는 육성 프로그램은 대개 한국 시장에만 초점을 맞췄는데 시야의 틀을 넓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최근 스타트업계에서 글로벌 진출이 화두가 된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나서 한국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여성 기업인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인 ‘Academy for Women Entrepreneurs·AWE(여성기업가아카데미)’가 바로 그것이다. 2019년 미 국무부 주도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약 100개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여성 기업가들에게 세계적안 수준의 교육, 멘토링,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한다. 성공적으로 사업하고 확장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온라인 강의와 멘토링을 영어로 진행하는 만큼 참가자 대부분이 영어에 익숙하면서 글로벌 진출 의지가 강한 편이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 디플로머시 하우스에서는 한국 여성 기업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해부터 주한미국대사관이 시작한 AWE프로그램 1기 졸업생과 2기 후보들이 교육을 함께 끌어갈 인사들과 대면하는 자리였다.
2기에 선발된 권낙영 공상 공동 대표는 “새로운 네트워크 확장 기회에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공간을 상상하다’는 의미에서 사명을 딴 공상은 3차원 인공지능 기반 개인 맞춤형 인테리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AWE 참가자 25명은 1월부터 약 3개월간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트레이닝, 쿠팡의 서울 멘토십프로그램, 워크숍, 네트워킹 이벤트, 사업피칭 대회 등 온라인과 대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업가정신 멘토링 전문 비영리 단체인 ‘Entrepreneur Futures Network(EFN)’와 베벌리힐스의 리더십개발업체인 뉴립(Nuleep)이 주관해 진행된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처음 시작돼 졸업생 25명을 배출했다. 미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졸업생의 70% 이상이 AWE가 본인 사업에 가시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다고 답했다. 특히 지난해 김동은 대표를 포함한 두 명이 SelectUSA 투자 서밋에 참석할 기회를 얻었고, 올해도 5월에 참관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SelectUSA는 글로벌 기업과 경제 개발자들이 미국 내 성장과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플랫폼으로 미국 각 주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소개하는 자리를 갖는다. 특히 연계 행사인 ‘Select 글로벌 여성 기술인프로그램(Select Global Women in Tech)’을 통해 적절한 멘토를 만날 수 있다. 즉 세계 각지에서 재능있는 스타트업 기업인을 육성해 결국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국무부는 “인도·태평양 지역 혁신과 경제 안보 견인을 위해 쿠팡과 파트너십을 맺었다”며 “국무부가 한국에 있는 미국 회사와 맺은 최초의 파트너십”이라고 밝혔다. 당시 국무부는 “이 같은 민·관 파트너십은 한국에서 공공 외교, 청소년 육성, 리더십 개발, 기업가 정신 및 스포츠 외교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쿠팡과의 파트너십 우선순위로서 (주한) 미국 대사관은 새 자원을 활용해 한국 전역의 6개 아메리칸스페이스에서 대중의 참여 확대에 도움을 줄 것”밝혔다.
정상협 쿠팡 코퍼릿디벨롭먼트 전무는 “쿠팡은 여성 직원 수만 2만명이 넘는다”면서 “혁신적인 여성 창업가를 적극 후원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9년 쿠팡은 싱가포르 온라인동영상(OTT)서비스업체 ‘훅(Hooq)’의 소프트웨어 사업을 인수해 쿠팡플레이로 확장했고, 지난해 초 세계 최대 명품 유통 플랫폼 파페치도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M&A)을 통한 혁신에 적극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