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저가 외에는 전망 어두워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가 벌어진 지난달 국내와 해외 여행지표가 모두 얼어붙었다. 장기화된 불경기에 정치·사회 불안까지 더해져 연말 여행 수요가 급감한 결과로 풀이된다.
22일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12월 국내·해외 여행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2월 국내 숙박여행 경험률(지난 3개월간 여행한 비율)은 64.6%로 나타났다.
전달 대비 4.7%P 하락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12월(70.4%)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 여행의 평균 기간은 2.94일, 1인당 총 경비는 23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조사 기간 동안 1박2일 중심의 단기 여행은 3개월간 증가세지만, 3박4일 이상의 여행은 감소세를 보였다.
해외여행 역시 경험률은 35.1%로 지난 1년간 31~36% 사이에서 횡보하는 양상이다. 2023년 12월 31.9%보다는 소폭 상승했지만, 팬데믹 직전인 2019년 12월 43.2%에는 미치지 못했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지난 6개월 사이 경험한 해외여행 지역으로 아시아(79.5%), 유럽(8.4%), 남태평양(5.7%) 순으로 지목했다. 아시아 외 모든 지역은 팬데믹 직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해외여행(6개월 이내) 평균 기간은 6.56일, 1인당 경비는 173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26만5000원 수준이다.

향후 6개월 내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 역시 45.2%로 9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다. 2019년 12월 57.5%보다는 12.3%P나 낮았다. 당분간 해외여행 시장의 위축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보고서에서 “불경기 속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 선호 경향이 높아져, 아시아 권역 중심의 근거리·단기간·저비용 여행 선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12월을 기준으로 이전 3~6개월의 경험 또는 향후 6개월의 계획을 조사한 결과다. 지속된 불경기에 더해 지난달 일어난 비상계엄 사태나 무안공항 참사 등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