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눈길은 단연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에 쏠려 있다. 금융 데이터와 생성형 AI가 결합하면 초개인화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업무 정확도가 개선돼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망분리 개선을 앞두고 금융회사가 풀어야 할 과제는 새로운 기술 도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데이터 활용을 저해할 수 있는 비효율과 보안 위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존의 데이터 플랫폼은 보안 수준과 형식이 다른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복제·이동해야 해서 번거롭고 그 과정에서 데이터 유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에 원활한 AI 활용과 강력한 보안 정책 시행을 원하는 기업이라면 현재의 '물리적' 데이터 관리 방식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데이터 가상화 기술을 사용하는 '논리적' 데이터 관리가 그 대안이다. 논리적 데이터 관리를 통해 데이터를 복제나 이동하지 않고도 분산된 이기종 데이터 소스에 액세스할 수 있다. 이는 데이터 관리의 효율과 보안을 강화하고 망분리 완화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또한 망분리 완화가 요구하는 데이터 보안과 거버넌스 요건도 충족할 수 있다. 전통적 데이터 관리 방식에서는 가명, 비식별 개인정보와 연구개발망 데이터를 복제·이관하는 과정에서 별도로 보안 조치를 취해야 한다. 반면 논리적 데이터 접근 방식을 도입하면 데이터의 물리적 이동 없이 단일 지점에서 모든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생성형 AI 도입과 활용도 가속화할 수 있다. 상용 대규모언어모델(LLM)의 경우 기업 내부 데이터를 학습하지 못했기 때문에 질문에 틀린 답을 내놓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는 검색증강생성(RAG)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논리적 방식을 활용하면 더 효율적으로 RAG 아키텍처를 구현할 수 있다. 금융회사는 RAG가 사용하는 메타데이터 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겨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 생산성이 좋아지고 원활한 활용이 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데이터를 스스로 찾고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민주화를 실현한다. 망분리 완화로 자연스럽게 클라우드와 생성형 AI 도입이 시작되고 데이터가 늘어날 것이다. 논리적 데이터 관리는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타 부서에 의존하지 않고도 빠르게 찾아 적용할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비즈니스 요구에 맞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데이터 문화를 구현한다.
포스트 망분리 시대는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 데이터 보안과 거버넌스 강화 등 새로운 도전과제를 금융회사에 부여할 것이다. 데이터 가상화 기술과 논리적 데이터 아키텍처는 기업이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비즈니스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지원한다. 국내 금융기업들이 망분리 개선을 잘 준비해 고객 서비스를 혁신하고 금융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