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관저 건물 앞에서 경호처와 대치 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가운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은 격앙된 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전 6시 14분께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정부 과천청사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지지자들은 오전 7시쯤부터 본격적으로 관저 인근 루터교회 앞에 모여들어 체포영장 집행에 반대하는 집회를 시작했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8시 4분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작했다”고 출입기자들에게 공지했다.
공수처는 지난 2일 경찰과 체포조 동선을 짜는 등 영장 집행을 위한 세부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수처 수사팀 차량은 이날 오전 7시 21분쯤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했다. 공수처 비상계엄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이대환 수사3부 부장검사와 수사팀 등 약 35명은 차에서 내려 대기하다가 오전 8시 2분께 바리케이트가 열리자 순차적으로 관저 외부 정문으로 진입했다.
공수처와 공조수사본부를 꾸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도 현장에 형사들을 보내 지원했다. 경찰은 관저 인근 질서 유지를 위해 기동대 45개 부대 2700여명을 배치한 바 있다.
관저 앞 집회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와 공수처의 영장 집행이 모두 불법이라며 “탄핵 무효”, “대통령을 지키자” 등을 연이어 외쳤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사형”, “민주당 해체”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경호처가 정문 안쪽에 버스를 대고 관저 입구를 막자 공수처는 하차 후 도보로 이동해 관저로 진입했다. 다만 공수처는 경호법 등을 이유로 수색을 불허하는 경호처 직원들과 관저 건물 앞에서 대치 중이다.
양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쥔 참가자들은 오전 8시 이후 공수처 수사팀이 관저로 진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북을 두드리며 “배신자들아!”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또 “경호처는 목숨을 걸고 윤 대통령을 지켜라”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일부 지지자는 관저 인근에 배치된 경찰 차벽 사이로 진입을 시도하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한남초등학교 인근에 모인 지지자 30여명은 통행을 막은 경찰에게 길을 열어달라며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6시로 신고된 대통령 수호 집회에는 오전 10시 기준 1200여명의 인원이 집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의 체포가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위헌, 위법적 영장을 공수처가 집행하고 이에 경찰이 협조했다면 공수처와 경찰은 형법 제124조 불법체포죄의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며 “집행 과정에서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할 경우 공수처와 경찰은 독직폭행 및 공무집행방해죄를 자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