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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둔덕 상상도 못했다“ 조종사의 증언

정혜승 기자
입력 : 
2025-01-03 11: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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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경력 조종사 “콘크리트 상상도 못해”
“최근 매일 조류 활동 안내 받았다” 증언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에 올라간 한미 조사단. (출처=연합뉴스)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에 올라간 한미 조사단. (출처=연합뉴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비행하는 조종사들은 활주로의 착륙 유도 장치(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7년간 무안공항을 이용했다는 비행교관 겸 조종사 A씨는 2일 국내 언론을 통해 “수년간 이착륙하면서 상공에서 눈으로만 둔덕을 확인했고 당연히 흙더미인 줄 알았다”며 “콘크리트 재질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밝혔다.

A씨는 “높이 2m에 두께 4m 콘크리트 덩어리라는 것이 공항 차트 등에 적혀있지도 않고, 안내를 따로 받은 적도 없다 보니 다른 조종사들 역시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에 관해서도 “조종사들은 ATIS(항공 기술 정보시스템) 기상정보 시스템 등을 통해 새 떼에 항상 신경을 썼다”고 했다.

A씨는 “체감상 1년에 한 번 정도는 날개 부위 등에 조류 충돌 피해가 발생했다”며 “ 무안공항은 최근에는 매일 조류 활동 안내가 나왔고, 관제사도 활주로에 새들이 있으면 연락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새는 소형비행기를 알아서 피해 가는데 독수리나 매 등 큰 새는 겁을 내지 않아 조종사들이 알아서 피한다”며 “사고 항공기의 경우 기체가 크다 보니 조류 충돌에 대처하기 훨씬 힘들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둔덕’이 제주항공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콘크리트 둔덕은 겉으로 보기에는 흙이지만 안에는 높이 2m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 있었고, 항공기가 둔덕과의 충돌하면서 폭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참사로 사고기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은 숨졌다. 지난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상황보고’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사망자 179명의 신원은 전원 확인됐다. 다른 2명은 사고 이후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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