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가 연 매출(거래액) 2조원을 돌파했다. 인구 감소와 내수 침체로 비수도권 영업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울 외 백화점 점포 중 최초로 2년 연속 매출 2조원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우수고객(VIP)을 겨냥한 점포 구성과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3일 신세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매출은 올해 들어 이달 21일까지 2조원을 넘겼다. 이곳은 2016년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넘었고, 지난해 2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작년보다 열흘 앞당겨 2조원을 달성했다.

1등 공신은 외국인이다. 올해 신세계 센텀시티를 찾은 외국인 고객 매출은 전년 대비 253%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 젊은 세대를 겨냥한 MZ 패션 부문을 강화한 것도 주효했다. MZ 패션 전문관 '하이퍼그라운드'와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조성해 K패션·뷰티 브랜드로 매장 구성을 대폭 바꿨다. 해외 럭셔리에 집중됐던 외국인 매출이 국내 브랜드로 넓어졌다. 하이퍼그라운드는 올해 12월 21일까지 전년 대비 매출이 49%, 뉴컨템포러리관은 23.3% 증가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올해 방한 외국인이 증가했고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회의 방문객, 주변 호텔 숙박객 수요가 백화점으로 이어졌다"며 "최고 수준의 럭셔리 라인업과 지속적인 리뉴얼을 통해 K패션·뷰티·잡화 브랜드를 강화하자 외국인 고객 반응이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내년에 새로운 브랜드와 즐길 거리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달 20일 새롭게 오픈한 '스포츠 슈 전문관'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새로운 식음료(F&B) 매장과 '펀시티' '플레이인더박스' 등 체험·여가·휴식이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선보인다.

'탬버린즈'와 '젠틀몬스터' 등 80개 매장에서 바로 세금 환급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외국인 쇼핑 편의성도 높일 계획이다.

VIP 시설을 개선·확충하고 럭셔리 브랜드를 확대한다. 신세계 센텀시티의 VIP 매출은 최근 5년 사이 73% 성장해 대중 고객 매출 증가세(43%)를 크게 웃돈다. 내년 상반기에는 현재 강남점에만 있는 VIP 라운지 '어퍼하우스'(전년도 1억2000만원 이상 구매 고객 대상)를 신설한다.

[이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