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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사회적 문제 해결 나서

이호준 기자
입력 : 
2024-03-03 16:02:12
수정 : 
2024-03-03 18: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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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혁신상 받은 원콤
시각 장애인용 키보드 개발
6개 버튼으로 단순함 장점
스마트폰 연결해 사용 가능
수어번역 엔진 이큐포올
비행기·열차 응급 안내방송
수어 자막으로 신속제공
초거대 AI 활용…美 진출도
로봇 만드는 베노티앤알
하반신 장애인 이동 쉽게
관절움직임 맞춰 '착용형 로봇'
美 FDA의료기기 승인 준비
베노티앤알이 출시 예정인 웨어러블 로봇 '엑소모션'
베노티앤알이 출시 예정인 웨어러블 로봇 '엑소모션'
장애인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설립된 중소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시각·청각장애인뿐 아니라 하반신 장애가 있는 사람들까지 도와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베노티앤알(대표 정집훈)은 웨어러블 로봇 '엑소모션(XoMotion)'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엑소모션은 인체 하지 관절과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를 구현한 착용형 로봇이다. 웨어러블 로봇은 하반신 장애인을 위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급부상 중이다. 제품에 대한 글로벌 지원도 늘어나는 추세다. 베노티앤알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료기기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엑소모션은 실제 사용자층의 신체적 특성을 반영해 친화도를 높였다. 가장 큰 특징은 착용자 스스로 균형을 잡고 걷도록 하는 '셀프밸런싱' 기술이다. 엑소모션은 개발 단계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아 2018년 하반신 마비 장애인을 위한 발명품 기술 경연대회 '도요타 모빌리티 언리미티드 챌린지'에서 수상했다.

정집훈 대표는 "엑소모션은 샐프밸런싱 같은 핵심 기술부터 제품을 입었을 때 착용감까지 실제 사용자의 경험을 좌우하는 모든 부분을 고려해서 개발 중인 제품"이라며 "개발에 이어 하반신 장애인의 주요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생산·판매 과정까지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큐포올 기술이 탑재된 무인 민원 발급기.
이큐포올 기술이 탑재된 무인 민원 발급기.
2017년 설립된 이큐포올(대표 고승용·이인구)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솔루션 기업이다. 정확한 수어를 구현하기 위해 규칙 기반 기계번역 엔진(RBMT), 인공신경망 기반 기계번역 엔진(NMT), 수어 플레이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큐포올의 대표 제품은 '수어통 앱' 서비스다. 수어통 앱은 항공기·열차 등 다중 이용시설에서 내보내는 응급 안내 방송을 인식해 수어 애니메이션과 자막으로 제공할 수 있다. 재난문자에 대한 수어 번역 기능과 표지판을 수어로 안내하는 수어렌즈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이인구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그 기술은 투자 유치와 경제적 가치 창출이 가능한 분야에 먼저 쓰이고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를 위해 사용되는 건 한참 시간이 흐른 뒤임을 목도했다"며 "기술과 사회적 약자 사이 격차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해 창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큐포올의 첫 프로젝트는 수어 번역 기술이었다. 청각장애인들은 문자를 통한 정보 획득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일이 종종 있다. 이들에게 공정한 정보 획득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수어 번역 기술에 매진하고 있다. 초기에는 일반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으로 엔진을 개발했고, 최근에는 초거대 AI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번역엔진을 개발 중이다.

원콤이 개발한 시각장애인용 키보드 핀틴 V1.
원콤이 개발한 시각장애인용 키보드 핀틴 V1.
이큐포올의 수어 번역 기술은 글로벌 학회·전시회·기관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 2023년 처음 진출했다. 이 대표는 "소셜 벤처기업도 크게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더 많은 창업가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매진하기를 바란다"며 "그런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첨단기술을 통해 모두가 공정한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는 사회가 구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설립된 원콤(대표 이주협)은 시각장애인용 키보드 핀틴 V1을 개발해 전자제품박람회(CES) 2024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이주협 대표는 "시각장애인들은 터치 인터페이스에 적응하기 어려워 스마트폰 혁명을 비장애인 수준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핀틴 V1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정상 시야를 가진 사람 수준으로 스마트폰 혁명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핀틴 V1을 활용하면 평평한 스마트폰이나 표면이 균일한 배치로 이뤄진 일반 키보드와 달리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 손가락 감각만으로 타이핑이 가능하다. 또 '스트럭처드 미니 쿼티'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에 36개 버튼이 필요한 쿼티 키보드보다 적은 6개 버튼만으로 쿼티 키보드의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소형 제품이어서 휴대가 편리하고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이나 다른 기기와 연결해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원콤의 스트럭처드 쿼티는 소비자가 빠르게 학습하고 적응하는 게 가능하고 촉각 기반으로 입력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이라며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장벽 없이 소통되는 차세대 디지털 환경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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