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전쟁은 여전한 불안요소

연초 중국 경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회복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1~2월 산업생산이 1년 전보다 5.9%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6.2%)보다는 둔화했지만 시장 전망치인 5.3%는 웃돌았다. 특히 정부 지원이 집중되는 국유기업(3.7%)보다 민영기업(6.7%)의 생산이 더 빠르게 증가했다.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의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는 시장 전망치(3.6%)보다 높은 4.1%를 기록했다.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4%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1~5월(4.0%) 이후 8개월 만이다.
1~2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다. 전월 증가율인 3.7% 과 비교하면 개선된 수치로 시장 전망치인 3.8%를 웃돌았다.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를 종합한 수치로 내수 경기를 가늠하는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연초 경제 지표가 양호하게 나왔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월 중국 경제 지표들이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예상치의 중간값보다 좋게 나왔다”며 “연초에 중국 소비가 빠르게 증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국가통계국은 “각종 거시 정책이 계속 효과를 발휘해 경제가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다만 외부 환경이 더 엄중해지고 자국 내 유효수요가 부족해 일부 기업의 생산·경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의 1~2월 수출입은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하며 전달(10.7% 증가)에 크게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수입은 8.4%나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1% 증가)에 못 미쳤을 뿐 아니라 지난 2023년 7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11일 폐막한 양회(兩會)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미국과의 관세전쟁으로 위축될 수출 대신 내수를 부양해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율을 국내총생산(GDP)의 4% 수준인 5조 6600억위안(약 1122조원)으로 확대하고 1조 3000억위안(약 260조원) 규모의 초장기 특별국채 발행하기로 하는 등 경기부양책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