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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이제 초콜릿 못 먹겠네...코코아 글로벌 재고 ‘비상’

정수민 기자
입력 : 
2025-02-17 11: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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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아값 작년 말 50년 만에 최고치
합성 초콜릿 제품 크게 늘어
초콜릿. (출처=AP 연합뉴스)
초콜릿. (출처=AP 연합뉴스)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가 기후 변화로 극심한 작황 부진을 겪으며 재고가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 이에 비상이 걸린 초콜릿 제조사들은 초콜릿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합성 초콜릿 등 대체재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 시간) 코코아 주요 거래 시장인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서 코코아 재고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런던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코코아 재고는 1년 전만 해도 10만t을 넘었지만 최근 몇 달 2만1000t 수준까지 급감했다.

원자재 중개사 마렉스의 조너선 파크먼은 “(코코아 재고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작은 규모”라며 “현재 시스템에는 여유분이 전혀 없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코코아 구매자와 판매자는 특정한 날짜에 특정한 가격으로 코코아를 거래하는 선물(futures)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이 체결된 원두를 창고에 보관한다. 코코아 소유주들은 선물 계약 이행을 위해 비교적 인기가 없는 카메룬·나이지리아산 여유분을 거래소 창고에 보관해왔는데, 코코아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이런 물량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코코아 가격 상승으로 원가 압박을 받아온 초콜릿 제조 업계는 코코아 재고량까지 감소하자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이다.

코코아 가격은 코트디부아르·가나 등의 흉작으로 2023년부터 약 3배 상승해 지난해 12월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최근에는 고점 대비 20% 가까이 가격이 내렸으나 물량 확보에 대한 우려가 생겨났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3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년간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생산량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22%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가나의 코코아 생산량 역시 같은 기간 27% 감소했다.

이에 업체들은 초콜릿 제품 용량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리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투자은행 웰스파고에 따르면 이번 밸런타인데이 기간 미국 내 초콜릿 소매가격이 전년 대비 최대 20% 올랐다.

코코아 버터와 코코아액(liquor)으로 만드는 일반적인 초콜릿 대신 인조 지방(대체 유지)을 섞은 합성 초콜릿도 크게 늘었다. 일본의 대형 초콜릿 원료 공급 업체 후지오일은 “일반적인 초콜릿 원재료 판매가 줄어든 반면 식물성 유지 등을 사용한 대체 제품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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