禹 한한령 해제 요청에 習 화답
계엄 사태 두고 "한국의 내정"
안중근 유해발굴도 협력하기로
계엄 사태 두고 "한국의 내정"
안중근 유해발굴도 협력하기로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 중인 우 의장은 7일 오후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타이양청호텔에서 시 주석과 만나 회담했다. 당초 15분을 계획한 회담은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42분 동안 진행됐다.
우 의장은 이날 회담에서 10월 말부터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기간 방한을 요청했다. 국회의장실에 따르면 시 주석 측은 "APEC 정상회의에 국가주석 참석은 관례"라며 "관련 부처와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
작년 12월 3일 이후 혼란한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대화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우 의장은 "현재 한국은 불안정하지 않으며 한국인의 저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 주석은 "한국인에게는 해결할 지혜와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며 "계엄 사태는 한국의 내정"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간 경제협력과 관련해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투자후속협정에서 성과를 도출해낼 것과 한중 교역 활성화,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첨단 분야 협력 등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전달했다. 우 의장은 특히 한국 기업이 안정적이고 예측이 가능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취한 '한한령'에 대해 우 의장은 "한국에서는 중국의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문화 콘텐츠를 자유롭게 누리는데, 중국에서는 한국과 관련한 문화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 문화 개방을 통해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우호 감정을 갖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은 "문화 교류는 양국 교류에 매력적인 부분으로, 이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한중 관계가 안정성을 유지하길 희망하며 중국의 개방과 포용정책은 굳건하다"면서 "중국은 디커플링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 주석은 "저장성 서기 시절부터 한국은 인구와 면적 등에서 비슷한데 경제력에 차이가 있어서 벤치마킹의 대상이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제시대 독립유적지 보존과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및 송환에 진전을 기대한다"는 우 의장 요청에 시 주석은 곧바로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과 관련해 몇 년 전 협조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최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