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배우 쉬시위안과 가수 구준엽. 쉬시위안은 2001년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국에서도 방영된 드라마 유성화원의 여주인공 역할을 맡아 국내에서는 ‘대만 금잔디’ 로 불리기도 했다. [뉴스1]](https://pimg.mk.co.kr/news/cms/202502/05/news-p.v1.20250204.449d28c89aec463b96d29a97ce56253d_P2.jpg)
대만출신 유명 배우로 가수 구준엽의 아내이기도 한 쉬시위안(徐熙媛)이 일본 여행중 독감과 폐렴으로 사망하면서 방일 관광객들 사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독감 환자가 역대 최다 수준에 달한데다, 치료제 부족 현상도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3일 일본매체 FNN 프라임은 대만 중앙통신(CNA)을 인용해 쉬씨가 춘절 휴가기간 가족들과 일본을 찾아 여행하던 중 독감과 폐렴이 발병해 숨졌다고 전했다.
한 중국인 여행객은 이 매체에 “(쉬시위안이)일본에 와서 독감으로 죽었다. 우리도 지금 일본에 있기 때문에 아이들 컨디션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대만 매체들이 해당 소식을 크게 다룬 가운데 일본의 의료체제에 대한 우려와 일본에 갈 경우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할 것을 촉구하는 대만 네티즌들의 목소리도 잇따랐다.
CNA에 따르면 쉬씨는 관광지로 유명한 가나가와현 하코네에서 상태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지만, 결국 호전되지 못하고 독감판정 사흘만인 지난 2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CNA는 쉬씨의 부고소식과 함께 일본에서 지난해부터 독감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면서 감염될 경우 대처법 등에 대해 보도했다.
독감은 호전되지 않을 경우 쉽게 폐렴으로 발전한다. 독감 자체가 직접 폐렴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2차 세균 감염이 발생해 폐렴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노약자, 기저질환자, 임산부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독감이 직접 폐렴으로 진행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기저 질환 없는 젊은 층도 상황에 따라 위험해 질 수 있다.
![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 [EPA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05/news-p.v1.20250204.ab6662deab944c568b469f9c569edb85_P1.jpg)
일본 후생노동성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일본 전국의 독감 환자 수는 약 258만5000명에 달했다. 의료기관 1곳당 독감환자수는 64.39명으로 통계작성이래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규슈 오이타현이 104.84명으로 가장 많았고, 가고시마현과 사가현 등 다른 규슈 광역지자체 일부도 90명을 넘었다. 도쿄도는 56.52명, 오사카부는 67.53명이었다. 광역지자체 47곳 중 오키나와현, 도야마현, 야마가타현, 아키타현 등 4곳을 제외한 43곳은 의료기관당 인플루엔자 환자 수가 경보 수준인 30명을 웃돌았다.
독감 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일본내 일부 지역에서는 치료제 공급 부족 현상도 발생했다.
![지난달 서울 한 어린이 전문 병원이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05/news-p.v1.20250204.4478dff26d094c02a146a033d8138321_P1.jpg)
일본내 독감 치료제 부족관련, 제조사들의 출하 지연이 직접적 원인이지만 일부 의료기관과 대형약국 등이 과도하게 치료제를 주문하면서 재고가 편중된 것이 문제를 심화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달 초 일본 최대 복제약 제조업체 사와이 제약은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 출하를 일시 중단했다. 연말연시에도 쉬지않고 공장을 돌렸지만 급격히 늘어난 주문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타미플루 오리지널약 제조사인 추가이 제약도 공급 제한에 들어갔고, 시오노기 제약 등 다른 제약사들도 공급량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환자는 급증하는데 제약사들의 출하가 원활하지 않자 의료기관에서 치료제가 품절되는 상황이 속출했다. 한 업체에서 공급이 중단되면 다른 업체로 주문이 몰리면서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도미노식 출하 제한’이 발생하는 현상이 반복된 것이다. 이에 일부 제약사는 특정 거래처에만 치료약을 공급하는 제한 출하 정책을 실시하기도 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내 의약품은 일정량을 한꺼번에 제조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생산부터 포장, 품질검사까지 일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증산이 결정되더라도 출하까지는 는 2개월~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돼 공급량을 갑자기 늘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내 모든 의료기관과 약국들이 일률적으로 치료제 부족을 겪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중순~올해 1월 중순까지 약 680만 명의 감염환자가 발생했지만, 같은 기간 의약품 도매업체에서 의료기관으로 출하된 독감 치료제는 1070만 명분이었기 때문이다.
일본 전국적으로는 충분한 양의 치료제가 있었으나 일부 기관에 편중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뜻이다.
대형 약국들은 치료제를 초과 주문할 경우 사용하지 않은 의약품을 도매업체나 제약사에 반품한다. 하지만 반품된 의약품은 정부 보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사용기한이 남아 있어도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
불필요한 초과 발주 → 반품 및 폐기 증가 → 공급 불균형 초래라는 악순환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가나가와현 보건복지대 사카마키 히로유키 선임 연구원은 “대형 약국 등이 다량으로 주문하면서 일부 의료기관에 재고가 과도하게 축적됐을수 있다” 며 “과도한 주문으로 다른 의료기관이 약품 부족을 겪고, 결국 환자들이 피해를 보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일본은 지난달 중순부터 독감 환자 수가 줄어들면서 치료제 부족 현상도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닛케이는 “다음 유행 시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독감 환자 수는 1달 전 8년 만에 최고치를 찍을만큼 급증한 뒤 지금은 감소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