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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트럼프 지지’ 美전문직 비자...최대 수혜는 ‘앙숙’ 아마존

정수민 기자
입력 : 
2025-01-03 14: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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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H-1B 승인 최다 ‘아마존’
트럼프 “항상 좋아했다”…참모진 찬반 갈등
미국 전문직 비자(H-1B)의 지난해 최고 수혜 기업이 아마존인 것으로 드러났다.(출처=AFP 연합)
미국 전문직 비자(H-1B)의 지난해 최고 수혜 기업이 아마존인 것으로 드러났다.(출처=AFP 연합)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전문직 외국인 노동자에게 발급하는 ‘H-1B’ 비자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힌 가운데, 지난해 해당 비자로 가장 많은 해외 인력을 채용한 회사는 아마존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해 9265건의 H-1B 비자를 승인받았다. 인도계 IT 아웃소싱 기업 인포시스(8140건), IT 컨설팅 업체 코그니전트(6321건), 구글(5364건)이 그 뒤를 따랐다. 메타(4844건)와 마이크로소프트(4725건), 애플(3873건) 등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990년 미국 의회에서 만들어진 H-1B 프로그램은 연간 8만5000건의 신규 비자 발급 상한을 두고 무작위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정한다. 비자 소지자에게는 최종적으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며, 이를 통해 미국에 무기한 체류할 수 있다. 경쟁률은 통상적으로 3대1이다.

미 기업들은 해외 우수 인력을 저렴한 비용으로 데려올 수 있다는 이점으로 인해 이 비자를 발급받고자 매년 수십만건의 비자 청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의 2020년 연구에 따르면 H-1B 비자를 보유한 노동자의 60% 가량은 동일 직종의 중간 임금보다 훨씬 낮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H-1B가 많이 발급된 회사는 매출과 직원 수가 동시에 크게 들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당시 H-1B 비자 발급을 제한했으나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H-1B 비자의 신봉자”라며 관련 입장을 선회했다.

한편 트럼프가 긍정적으로 평가한 H-1B 비자의 최대 수혜자가 아마존으로 드러나면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와 트럼프의 오랜 ‘앙숙’ 관계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2013년 베이조스가 인수한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와 관련해 그를 자주 비판해 왔다. 2015년 트럼프는 일련의 트윗을 통해 베이조스의 워싱턴 포스트 소유권을 두고 세금을 회피하기 위함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또 2017년 트럼프가 대통령이었을 당시, 아마존 최고경영자였던 베이조스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회사 측이 무슬림 국가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국 금지 조치를 지지하지 않음을 분명히 하는 일도 있었다.

2019년 트럼프는 베이조스의 이혼설이 나오자 ‘제프 보조(Jeff Bozo)’라며 조롱하기도 했다. 보조는 멍청이라는 의미의 속어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트럼프 피격 소식에 베이조스가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늘 밤 총격 속에서 엄청난 은혜와 용기를 보여주었다. 그가 안전하다는 데 감사하다”는 트윗을 올리며 두 사람의 오랜 불화가 깨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 이후 해당 비자 발급 및 사용허가 건수를 늘릴지가 각종 빅테크 기업에 가져올 영향을 결정짓는 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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