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계란값 폭등이 물가 상승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시작된 미국 내 계란 가격 급등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계란 12개의 평균 도매가격이 1년 전보다 180% 넘게 올랐고, 1주일 전보다는 18% 상승했다고 NYT는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의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소매 가격 역시 크게 올랐다.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2개 들이 A등급 대형 달걀 소매 가격은 평균 3.65달러로 집계돼 전월(3.37달러)보다 8.3% 올랐다. 올해 연초 2.50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46% 오른 셈이다.
계란 가격이 오른 데에는 미국에서 확산 중인 조류 인플루엔자 영향이 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수백 곳의 낙농장으로 확산했다. 사람에게까지 전염돼 지난 4월 이후 현재까지 65명의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양계장에서는 추가적인 감염을 막기 위해 산란계를 대규모 살처분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미국 내 최대 계란 생산 지역인 아이오와주 농무부가 이달 들어 400만여 마리의 암탉을 기르는 양계장을 포함해 다수의 양계장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을 확인했다.
아울러 미국 내 살모넬라균 유행까지 겹쳤다. 지난달 5개 주(앨라배마·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테네시주)의 코스트코 매장에서 판매된 일부 계란이 살모넬라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공급업체 측이 자발적인 리콜을 벌였다. 지난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스트코에서 판매된 해당 계란을 “심각한 건강상의 악영향 또는 사망”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인 ‘1급 리콜’ 대상으로 재분류했다고 CNN이 전했다.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7% 상승했다. 전년 대비 2.6% 상승을 기록한 10월 CPI보다 소폭 올랐다. 계란값 영향으로 물가가 예상보다 높으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연준은 지난 18일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4차례 정도로 봤던 지난 9월과 달리 두 차례 정도만 내릴 것으로 전망하는 등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