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쇼크에 비트코인 내리막
국가별로 환율따라 희비 갈려
엔화값 오른 日서 가격 더낮아
韓서는 김치 프리미엄 떨어져
원화값 주춤에도 하락폭 커져
국가별로 환율따라 희비 갈려
엔화값 오른 日서 가격 더낮아
韓서는 김치 프리미엄 떨어져
원화값 주춤에도 하락폭 커져

거시경제 악화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데다 각국의 통화가치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리스크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글로벌 자산이기 때문에 달러화 기준으로 전 세계 거래소의 가격이 연동된다. 최근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가 상승한 일본 거래소는 미국 대비 비트코인의 명목가치가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비트코인은 한국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이날 오후 2시 기준 1억232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가격은 지난 1월 20일 기록한 원화 기준 역대 최고가인 1억6332만원과 비교하면 24.52% 급락한 수치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시작한 이후 급락했다.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 증시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과 나스닥의 상관관계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지난해 11월 이후 0.7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시작한 후 지난 7일까지 미국 증시에 상장된 11개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42억876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지난해 1월 상장된 이후 총 405억180만달러가 순유입됐는데, 지난 한 달간 그간 순유입된 자금의 약 10%가 빠져나간 셈이다.
다만 비트코인의 하락률은 국가별로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일본 최대 거래소인 비트플라이어를 기준으로 보면 비트코인은 지난 1월 20일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1707만엔에서 1224만엔으로 28.28%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를 기준으로 비트코인이 19.57%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8.71%포인트나 더 떨어진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달러화당 엔화값이 5.1% 상승했기 때문이다. 엔화값이 155.59엔에서 147.61엔으로 상승하면서 엔화 기준 비트코인의 명목가치는 달러화 기준 대비 더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일본 정부의 금리 인상 행보가 엔화값을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다. 더군다나 일본은 최근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일본은행이 올 상반기에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본은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4%(신선식품 제외 3.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원화와 달러화의 경우 원화값이 같은 기간 0.9% 하락했음에도 비트코인의 원화 기준 명목가치 하락률은 이보다 컸다. 이는 김치프리미엄이 같은 기간 4%포인트가량 하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비트코인은 지난 8일 백악관에서 열린 첫 번째 '크립토 서밋' 이후 급락을 지속하고 있다. 행사 전 8만8000달러 선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이틀여 만에 10%가량 급락해 8만달러를 기록한 뒤 현재 다소 회복한 8만2000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미 정부의 직접 매입을 기대했던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기 때문이다.
[최근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