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고 첫 장이 열린 16일 증시에서는 새로운 정치 테마주가 등장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뱅크웨어글로벌과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각각 상한가인 7250원과 2525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은 우원식 국회의장 테마주로 평가받는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창업자인 이경조 뱅크웨어글로벌 각자대표가 우 의장과 같은 서울 경동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안병덕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가 우 의장과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이유로 테마주에 묶였다.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우 의장의 인기가 오르자 학연을 중심으로 관련주도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우 의장은 최근 진행된 정계 요직 인물 개별 신뢰도 조사에서 ‘신뢰한다’는 응답률 56%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외에도 효성오앤비, 대원전선우 등도 상한가를 기록하며 관련주로 주목받았다. 효성오앤비는 본사가 우 의장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에 있다는 이유로, 대원전선은 서명한 대원전선 회장이 우 의장과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부각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테마주도 이날 시장에서 수요가 몰렸다. 삼보산업과 넥스트아이는 이날 나란히 상한가인 2980원과 596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삼보산업은 이 대표의 아버지가 자회사인 하이드로젠파워의 법정관리를 맡은 적 있다는 이유로, 넥스트아이는 이 대표의 아버지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감사위원으로 있었다는 이유로 관련주로 분류됐다.
반대로 당 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테마주는 이날 급락했다. 대상홀딩스우는 21.41%, 오파스넷과 태양금속은 각각 21.21%와 20.36%씩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 테마주로 지목된 기업 상당수가 해당 대권 주자와의 관련성에 대해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증시 불안을 키우고 있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지금까지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답변한 19개 정치테마주 중 이스타코 단 한 곳만이 정치와 관련성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부동산 분양사업을 하는 이스타코는 이 대표의 공공주택사업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소문에 급등락을 거듭했는데,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장기공공주택 등과 관련하여 이재명 의원과 당사는 어떠한 관련도 없으며 당사가 영위하는 사업또한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리엔트정공·동신건설 등 나머지 18개 회사는 조회공시 요구에도 “코스닥시장 공시규정 제6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중요한 정보가 없다”며 소극적으로 답변하는 데 그쳤다.
이들 종목 중 상당수는 지나친 변동성으로 인해 이미 시장경보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현재 코스닥시장 공시규정 제6조 제1항은 연매출의 10% 이상이 변동되는 사유가 발생하거나 임원이 피소되는 등 주요 사항에 관해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정치 테마주에 해당하는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R 담당자 입장에서는 섣불리 정치인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가 나중에라도 사실로 밝혀지는 부분이 있으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소극적으로 답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