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증권

동남아 여행비 아껴야 겨우 한 주 산다...나스닥 상장 황제 여행주는 [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문일호 기자
입력 : 
2024-11-26 06:00:00
수정 : 
2024-12-01 11:43:14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킹홀딩스는 부킹닷컴, 호텔스컴바인 등의 여행 예약 플랫폼을 소유한 미국 기업으로, 지난 3분기 매출 11조 원을 달성하며 월스트리트 예상치를 상회했다.

디지털 여행 트렌드에 따라 성장한 부킹홀딩스는 AI 기술을 활용하여 여행객의 특성에 맞는 'AI 플래너'를 개발하였으며, 이를 통해 초개인화된 여행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부킹홀딩스의 경쟁 업체로는 에어비앤비와 익스피디아가 있으며, 각국의 규제와 유럽의 '빅테크 갑질 방지법' 등 투자 리스크가 존재한다.

언어변경

글자크기 설정

부킹닷컴 호텔스컴바인 아고다 프라이스라인···. 여행을 위해 이런 사이트에 한번이라도 접속했다면 미국 여행 예약플랫폼 부킹홀딩스(티커명 BKNG)의 레이더망에 걸려든 것이다. 전세계 여행족들은 이들 사이트에 들어가 그동안 모아뒀던 돈을 아낌없이 지출해왔다. 지난 3분기 매출은 11조원에 달해 월스트리트 예상치를 5% 상회했다. 온라인 여행 트렌드를 이끌며 ‘힘숨찐’(강한 힘을 갖고 있지만 숨기고 있는 것)의 면모를 과시했다.

인공지능(AI) 바람까지 타고 주가 5천달러
올해 부킹홀딩스 주가 추이. <자료=구글파이낸스>
올해 부킹홀딩스 주가 추이. <자료=구글파이낸스>

국내 주식시장에선 주가가 100만원만 넘어도 ‘황제주’라면서 주식분할 압박을 받는다. 24일 기준 부킹홀딩스의 주가는 5177.15달러다. 우리 돈으로 720만원을 훌쩍 넘는다. 투자자 입장에선 동남아시아 여행 1회 비용을 아껴 이 주식 한 주를 사야 한다. 지난 1999년 나스닥에 상장된 이 회사는 시장 데뷔이후 한번도 주가를 낮게 쪼개는 주식분할을 한 적이 없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향후 주식분할 예상 기업으로 이 회사를 꼽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글렌 D 포겔 부킹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여행객에게 최고의 여행 경험을 주는 것이 제일의 목표”라면서 “(주식분할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가 아닐 뿐”이라고 밝혔다. 여행을 준비하려면 예약 사이트부터 들어가는 디지털 여행 트렌드에 따라 부킹홀딩스는 성장했다. 코로나 시기의 어려움은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여행객의 특성에 맞는 ‘AI 플래너’ 개발과 장착으로 극복했다.

나홀로 사는 가구가 늘어나는 경향은 그대로 여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초개인화’ 트렌드에 가장 잘 적응한 곳이 바로 부킹닷컴이다. 부킹홀딩스는 이런 플랫폼들의 모회사다. AI를 통해 부킹닷컴은 여행객의 취향과 관심사, 여행 형태 등을 입력하면 이에 따른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준다. 또 여행 상황에 맞는 여행지 추천과 이동 동선 안내, 관광지 인근 주요 명소, 맛집 등을 소개해줘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여행 트렌드 변화라면 미국과 중국내 여행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여행수요 감소를 아시아와 유럽 여행이 메꾸고도 남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최근 부킹홀딩스 3분기 실적에서 드러난다. 분기 매출은 약 80억 달러로, 1년전 보다 9% 증가했다. 주당순익(EPS)의 경우 1년새 7% 증가한 83.89달러를 기록했다. 매출과 거의 그대로 이어지는 판매 객실 수 역시 1년새 8% 늘어난 2억9900만개다.

판매 항공권 수는 1300만장이었는데 1년새 39%나 증가하며 국가간 여행 수요가 뜨겁다는 것을 보여줬다. 포겔 CEO는 “유럽 시장의 강력한 성장이 실적 상승의 주된 이유”라며 “비용 효율화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주가는 올 들어 24일까지 48.7%나 올랐다.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대에서 움직였는데 야후파이낸스 기준으로 24.69배에 달한다. 이런 고평가를 받는 이유는 실적을 좀더 깊게 들어가봐야 한다.

잉여현금흐름 1년새 2배 늘었지만 유럽 규제 암초
부킹홀딩스 분기별 FCF. <자료=야후파이낸스>
부킹홀딩스 분기별 FCF. <자료=야후파이낸스>

최근 월가에선 단순히 매출이나 순이익 보다 잉여현금흐름(FCF)에 집중한다. CEO의 거창한 목표가 코로나 등 돌발 환경 변화에 따라 꺾이는 것이 흔해지면서 이 회사가 당장 돈을 버는 지가 매우 중요해졌다. FCF는 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회사가 필요한 설비투자(CAPEX)를 뺀 값으로, 해당 분기에 갖고 있는 ‘현금 다발’을 뜻한다. 부킹홀딩스의 지난 분기 FCF는 22억9600만달러다. 1년전 13억100만달러 보다 1.8배 급증해 월가를 놀라게 했다.

미국 상장사 중 부킹홀딩스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CAPEX 투자 부담이 적다. 대규모 오프라인 설비나 공장이 필요 없다. 예상 가능한 업데이트 비용만 들이면, 이미 깔아놓은 ‘킬러 앱’(부킹닷컴 등)들이 24시간 여행객들의 돈을 쓸어 담는다.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23억7300만달러다. FCF/OCF 비율은 96.8%다. 대부분의 제조업 기반 상장사들의 이 비율은 40~50%다.

여유 있는 FCF를 그냥 회사에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부킹홀딩스는 주주에게 쏘기 시작했다. 사상 첫 배당 시작이 그 증거다. 지난 3월8일 마감 기준으로 등록된 주주들에게 주당 8.75달러의 분기별 현금배당을 단행했다. 구글파이낸스 기준 24일 배당수익률은 0.68%로 아직까지 배당주로서의 매력은 없다. 뛰어난 실적과 우량한 지표에다 주주환원의 시작으로 주가는 폭발했지만 모든 게 좋은 건 아니다.

일단 주가 고점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CEO의 매도가 있었다. 포겔 CEO는 지난 5월에 280만 달러(약 39억원) 어치 부킹홀딩스 주식을 팔아 현금화했다. 평균 매도 가격이 3770달러 수준으로, 이미 5000달러가 넘은 현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낮게 판 셈이다. 주식 매도후 그가 여전히 2만6221주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가치로 1840억원이 넘는다. 그의 매도가 걱정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투자자들이 더 걱정해야 하는 부분은 경쟁 심화다. 코로나 이후 여행 수요가 오히려 폭발하면서 부킹홀딩스 경쟁 업체들 역시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맹추격 중이다. 대표적인 경쟁사는 에어비앤비(Airbnb)와 익스피디아(Expedia)다. 또 다른 투자 리스크는 각국의 규제다. 그동안에도 주가 출렁임은 규제 움직임 때문에 생겼다. 단기 숙박 공유 서비스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규제 강화 추세다.

특히 주력시장인 유럽에서의 규제 움직임에 투자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지난 5월 EU집행위원회는 ‘빅테크 갑질 방지법’으로 불리는 디지털시장법(DMA) 적용 대상에 부킹홀딩스를 추가한 바 있다. 집행위는 부킹홀딩스를 향해 예약을 원하는 이용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고 숙박업체 등 업계에는 공평한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빅테크의 규제 리스크에 빅테크 수준의 PER가 부킹홀딩스의 투자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 찐 재테크 정보 M+에서 만나세요
더 많은 재테크와 경제 정보는 매일경제신문 유료 플랫폼 매경엠플러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검색창에 ‘매경엠플러스’를 쳐보세요.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