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0년대 심어 오랜 역사 자랑
대회기간에 선수·회원만 이용
작년 9월 1000그루 피해 입어
대회기간에 선수·회원만 이용
작년 9월 1000그루 피해 입어

남북전쟁 이전인 170여 년 전 작은 목련 씨앗을 심어서 기른 61그루의 목련나무. 지난해까지 경비병이 도열하듯 길 양쪽에 늘어서 손바닥만 한 이파리로 하늘을 가리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터널길을 만들어냈다. 선수들도 이 길을 지나며 '내가 마스터스에 왔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매그놀리아 레인은 오거스타 내셔널 그 자체다.
올해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지난해 9월 오거스타 지역을 강타한 시속 82마일에 달하는 1등급 허리케인 헬렌(Helene) 때문이다.
특히 경비병처럼 클럽하우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길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가장 큰 나무는 나이테가 보이는 밑동만 남긴 채 역사의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또 반대편의 큰 나무도 큰 가지만 남긴 채 철제 와이어로 단단하게 고정된 상태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무성함을 잃어버린 매그놀리아 레인. 사실 허리케인 헬렌은 코스도 바꿨다. 당시 골프장 내에 최소 1000그루의 나무가 쓰러졌고, 4~5개 홀은 그린과 코스가 심하게 훼손됐다. 복구 과정에서 손상된 나무를 제거하며 울창한 수풀의 밀도가 낮아졌다.
하지만 오거스타 내셔널은 막대한 자원과 전문인력을 통해 그린, 벙커, 페어웨이를 손상 없이 복구했다. 예전과 직접 비교하지 않는다면 코스는 완벽 그 자체다. 대회 측도 지난 3일 마스터스 중계에서 헬렌 피해 전후 비교 영상을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등급 허리케인도 '완벽'을 추구하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의지를 막지 못했다. 제 모습을 되찾은 '유리판 그린'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의 그린재킷 쟁탈전이 펼쳐지는 '마스터스 위크'가 시작됐다.
[조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