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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 졸전’ 태국에 승리 당한 대한민국 농구, 32년 만에 올림픽 진출? 허황된 꿈…亞에서도 떨어지는 경쟁력 [아시아컵]

민준구 기자
입력 : 
2025-02-21 13:30:00
수정 : 
2025-02-21 14: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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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승리 당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니미부트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FIBA 제다 아시아컵 2025 2월 예선 조별리그 A조 5차전에서 역대 최악의 졸전을 펼치며 91-90으로 승리했다.

대한민국은 태국을 상대로 1966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59년 동안 패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위기는 있었다. 그러나 이번만큼 턱밑까지 쫓긴 적은 없었다. 사실상 패배과 같은 승리였다.

안준호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니미부트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FIBA 제다 아시아컵 2025 2월 예선 조별리그 A조 5차전에서 역대 최악의 졸전을 펼치며 91-90으로 승리했다. 사진=FIBA 제공
안준호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니미부트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FIBA 제다 아시아컵 2025 2월 예선 조별리그 A조 5차전에서 역대 최악의 졸전을 펼치며 91-90으로 승리했다. 사진=FIBA 제공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태국 역시 본선 희망을 안고 있었던 상황. 물론 가능성은 떨어졌으나 대한민국을 잡아낸다면 역전 기회는 있었다. 더불어 니미부트르 스타디움에는 5057명의 관중이 모였고 대부분 태국을 응원하는 팬들이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남달랐다.

또 태국은 독일 출신 귀화선수 마틴 브루닉이 합류했다. 타일러 램은 없었으나 프레데릭 리쉬, 모제스 모건 등이 버티고 있어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전력 우위는 부정할 수 없었으나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태국에 대한 전력 분석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모습이었다. 브루닉에 대한 수비는 허술했고 모건의 슈팅 능력을 과소평가했다. 태국의 불안한 앞선을 강하게 압박, 13개의 실책을 유도한 뒤 트랜지션 게임으로 공략한 건 긍정적이었으나 결국 점수차를 크게 벌리지 못한 건 브루닉, 모건을 제대로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브루닉과 모건에 대한 수비가 보완된 후반에는 오히려 나타칸 무앙분과 나콘 자이사눅을 막지 못했다. 4쿼터에만 7개의 3점슛을 허용하는 등 외곽 수비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이날 6개의 3점슛을 기록한 무앙분의 신들린 슈팅 감각은 알고도 막기 힘들었으나 그를 ‘스테판 커리’로 만들어준 건 결국 대한민국의 외곽 수비였다. 사진=FIBA 제공
이날 6개의 3점슛을 기록한 무앙분의 신들린 슈팅 감각은 알고도 막기 힘들었으나 그를 ‘스테판 커리’로 만들어준 건 결국 대한민국의 외곽 수비였다. 사진=FIBA 제공

이날 6개의 3점슛을 기록한 무앙분의 신들린 슈팅 감각은 알고도 막기 힘들었으나 그를 ‘스테판 커리’로 만들어준 건 결국 대한민국의 외곽 수비였다. 지난 11월 예선에서도 인도네시아, 호주를 상대로 소나기 3점포를 얻어맞은 바 있다. 여전히 보완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공격이 원활하게 진행된 건 아니었다. 속도전이 펼쳐진 상황에서 다득점이 나왔지만 실책과 실점도 늘었다. 대한민국은 후반에만 11개의 실책을 저질렀고 대부분 실점으로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이변이 적은 농구에서 속도전이 펼쳐지면 강팀이 약팀을 상대로 크게 달아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그렇지 못했다. 태국과의 레벨 차이가 거의 없었음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또 24개의 자유투를 시도, 겨우 10개만 성공시킨 건 충격적인 결과. 3점슛 성공률 30.4%(7/23)도 심각했다. 심지어 높이 우위를 가지고도 리바운드에서 43-46으로 밀렸다.

안영준은 대한민국의 핵심 포워드로서 앞으로 중심이 되어야 할 선수다. 사진=FIBA 제공
안영준은 대한민국의 핵심 포워드로서 앞으로 중심이 되어야 할 선수다. 사진=FIBA 제공
하윤기의 가치는 여전히 대단했다. 그가 있는 대한민국 골밑은 분명 든든했다. 사진=FIBA 제공
하윤기의 가치는 여전히 대단했다. 그가 있는 대한민국 골밑은 분명 든든했다. 사진=FIBA 제공

대한민국 벤치의 경기 운용도 아쉬움이 컸다. 경기 템포 조절이 전혀 되지 않았다. 태국의 추격 분위기가 뜨거웠던 후반 내내 대한민국 역시 달리는 데 집중했다. 결국 기세 싸움에서 밀리자 대량 실점하고 말았다. 경기 흐름 자체를 읽지 못했다.

태국의 전력이 전과 다르다고 해도 대한민국이 이처럼 고전한 건 충격적인 일이다. 최소한의 준비도 확인할 수 없었던 최근 경기들은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게 만들었다. 2020년대 들어 급격한 속도로 추락, 아시아 중위권으로 내려앉은 건 우연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안준호 감독 부임 후 다음 월드컵과 올림픽을 목표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은커녕 점점 문제점만 노출하고 있다. 계속되는 하락세.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매해 눈에 띄게 발전하고는 있으나 그들도 압도하지 못하는 대한민국이 체급 자체가 다른 중국, 일본, 필리핀은커녕 중동 강호들을 어떻게 상대할지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

아시아 내에서도 경쟁력을 보일 수 없다면 올림픽은 그저 말로만 떠드는 허황된 꿈일 뿐이다. 지금이 그렇다. 이대로 흘러간다면 월드컵 본선도 현실적으로 이루기 힘든 목표가 될 수 있다. 여러모로 희망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대한민국이 아시아 내에서도 경쟁력을 보일 수 없다면 올림픽은 그저 말로만 떠드는 허황된 꿈일 뿐이다. 지금이 그렇다. 이대로 흘러간다면 월드컵 본선도 현실적으로 이루기 힘든 목표가 될 수 있다. 여러모로 희망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사진=FIBA 제공
대한민국이 아시아 내에서도 경쟁력을 보일 수 없다면 올림픽은 그저 말로만 떠드는 허황된 꿈일 뿐이다. 지금이 그렇다. 이대로 흘러간다면 월드컵 본선도 현실적으로 이루기 힘든 목표가 될 수 있다. 여러모로 희망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사진=FIBA 제공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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