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키 국가대표 이승훈
8일 하프파이프서 金 노려
주니어 세계선수권 은메달
작년 월드컵선 韓 첫 메달도
내년 동계올림픽도 입상 기대
8일 하프파이프서 金 노려
주니어 세계선수권 은메달
작년 월드컵선 韓 첫 메달도
내년 동계올림픽도 입상 기대

이승훈은 대회 이틀째인 8일 오전 중국 헤이룽장성 야불리 스키 리조트에서 열릴 2025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프리스키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기울어진 반원통형 슬로프에서 회전과 점프 등 공중 연기를 펼치는 이 종목은 한국 선수 중 아무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가져온 이가 없었다.
대회를 앞두고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한 이승훈은 "아시안게임 첫 출전인 만큼 많이 떨리고 긴장된다. 하지만 기대감이 훨씬 더 크다. 지금까지 연습해왔던 기술 완성도와 성공률을 높여 중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동계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지난 1일 미국 콜로라도주 애스펀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키 월드컵 8위에 올라 점검을 마쳤다. 그는 "이번 시즌에는 기술 향상보다 완벽성을 조금 더 추구해왔다.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더 높은 등급의 기술을 펼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5년 7월생 이승훈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시작한 프리스키에 자신의 인생을 걸었다. 인라인스케이트를 배우다 우연히 접한 프리스키의 화려한 공중 동작에 매료돼 운동을 시작한 뒤로 재능을 뽐냈다. 만 14세에 국가대표가 되고 2021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까지 따냈던 그는 2022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해 16위에 오르면서 성인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과시했다.
최고의 순간은 지난해 2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FIS 프리스키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한국 선수가 프리스키 월드컵에서 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었다. 이승훈은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월드컵에서의 첫 메달이었고, 그만큼 인생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그때 느꼈던 기쁨을 갖고, 이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주특기는 스위치 기술이다. 스키를 뒤로 타면서 점프를 수행하는 것인데, 그는 공중에서 4바퀴를 도는 스위치 1440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다 정면으로 스키를 주행해 공중에서 5바퀴를 도는 1800도 동작도 주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이승훈은 "두 기술을 모두 구사할 수 있는 선수는 전 세계에 세 명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물론 고난도 기술을 구사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해야 했다. 그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기술은 어느 정도 되는데 시계 방향으로 도는 기술이 잘 안 됐을 때는 아예 일상생활을 왼손잡이로 하면 좀 편해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을 더 완벽하게 하고 싶어서 일상에서도 한동안 왼손잡이로만 생활을 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기술 향상이 더뎌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나만 조금 느린 아이가 된 것 같고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슬럼프를 잠시 겪었지만, 친구들과 부모님, 주변 분들의 격려로 극복했다"고 밝혔다.
이승훈은 "프리스키가 없다면 나를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낸 뒤, 내년에 열릴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시상대에 오르는 꿈을 꿨다. 그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때는 처음 출전한 올림픽이라 준비가 부족했다. 하지만 국가대표에 대한 사명감을 가질 수 있었고, 뜻깊은 경험을 했다"면서 "내년 동계올림픽에서의 목표는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다. 항상 노력하고 도전하면서 꿈에 대한 열정이 있는 선수,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하얼빈 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