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간판 박지원
2시즌 연속 월드컵 랭킹 1위
AG서 100m·1500m 金 노려
필살기는 아웃코스 돌파력
"완벽할 때까지 훈련해 자신
올림픽에서도 정상오를 것"
2시즌 연속 월드컵 랭킹 1위
AG서 100m·1500m 金 노려
필살기는 아웃코스 돌파력
"완벽할 때까지 훈련해 자신
올림픽에서도 정상오를 것"

박지원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한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하얼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다른 의미가 있는 그곳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을 수천 번 상상해봤다. 하얼빈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태극기가 휘날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박지원은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맹활약을 펼쳤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종합 랭킹 1위에게 주어지는 크리스털 글로브를 2022~2023시즌에 이어 지난 시즌에도 받은 그는 2024~2025시즌에는 2위에 이름을 올리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박지원은 "하얼빈 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에 컨디션이 80%밖에 올라오지 않았다. 앞선 시즌보다 파워와 스피드가 좋아진 만큼 올 시즌이 더 기대된다. 주 종목인 1000m, 1500m와 함께 500m에서도 준비를 잘해 멋진 레이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어느덧 29세가 된 박지원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박지원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이미 세계선수권대회와 사대륙선수권대회, 월드컵 등에서 수십 개의 메달을 따본 만큼 하얼빈 아시안게임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 아시안게임이 다른 대회와 비교해 어떻게 다를지에 대한 기대감뿐"이라며 "완벽할 때까지 훈련하는 만큼 이번 대회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커리어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추가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박지원은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기 위해 앞선 2시즌의 엄청난 성공을 잊고 처음 태극마크를 단 선수처럼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그는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여름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유산소 운동을 했다. 또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해 한 번에 들 수 있는 최고 무게를 경신했다"며 "일주일에 여섯 번씩 하루 10시간 훈련해서 그런지 이제는 세 종목을 타도 힘들지 않다. 쇼트트랙 선수로는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하지만 체력 하나만큼은 어떤 선수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지원의 필살기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운 아웃코스 돌파다. 그는 "내가 잘하는 것과 잘하지 못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탄생한 게 아웃코스 돌파였다. 스피드를 이용해 아웃코스를 공략하면 몸싸움 없이 상대를 제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이 전략이 제대로 통했고 이제는 내 필살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 단계 발전하고 하얼빈 아시안게임에 이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까지 제패하기 위해 박지원은 새로운 전략 구성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계속해서 진화하지 않으면 최고의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 앞으로 출전하는 대회에서는 상대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작전을 새롭게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노력하는 천재가 되고 싶다고 밝힌 그는 경기 중 머리에 물음표가 아닌 느낌표가 떠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원은 "쇼트트랙은 순간적인 판단이 중요한 종목이다. 선택을 내리기 전에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면 절대 성공할 수가 없다. '됐다'와 같은 확신이 있어야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원은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고 아들이 쇼트트랙 국가대표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은 아버지와 대한빙상연맹, KB금융그룹 등에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그는 "2018 평창올림픽과 2022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에서 탈락한 뒤 곧바로 일어설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아버지의 존재다. 언제나 내 편인 아버지의 격려와 지원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는 연맹과 KB금융그룹, 소속팀 서울시청, 매니지먼트사 넥스트크리에이티브에도 감사하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정상에 오르는 날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한국 선수단 결단식이 진행됐다. 박지원을 포함해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은 이날 선전을 다짐했다.
[임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