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 15세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드라이버 샷을 멀리 똑바로 친다. 아이언 샷과 그린 주변 어프로치는 날카롭고 퍼트까지 잘 한다. 실수를 빠르게 잊고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는 능력까지 갖춘 만큼 앞으로가 기대된다.”
제15회 아시아퍼시픽아마추어챔피언십(AAC) 현장에서 안성현을 지켜본 관계자들의 평가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공동 5위를 기록한 안성현은 아시아 각국 골프협회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R&A 등 관계자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안성현은 6일 시즈오카현 고텐바의 다이헤이요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AAC에서 최종 합계 5언더파 275타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첫날 공동 36위에 자리했지만 둘째날부터 순위를 끌어올린 그는 톱5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안성현은 “최종일 역전 우승에 실패한 건 아쉽지만 지난해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해 기분이 좋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내년에는 준비를 잘해보려고 한다. 한국인 역대 세 번째 우승자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 R&A 주니어 오픈 정상에 올랐던 안성현은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포토콜, 공식 인터뷰 명단에 포함되는 등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주목받았다. 목표로 했던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경쟁력은 제대로 입증했다.
안성현은 “첫날 오버파를 적어냈을 때까지만 해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하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다행히 둘째날과 셋째날 많은 타수를 줄여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내 실력이 통한다는 자신감과 함께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가 온다는 교훈까지 얻은 특별한 한주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2025년도 국가대표를 일찌감치 확정한 안성현은 두바이에서는 우승컵을 품에 안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제16회 AAC는 내년 10월 23일부터 나흘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에미리트 골프클럽의 마즐리스 코스에서 열린다.
안성현은 “프로가 되기 전에는 꼭 한 번쯤은 AAC 정상에 오르고 싶다. 메이저 대회 출전권이 걸려 있는 아마추어 대회는 사실상 AAC 밖에 없다.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마스터스와 디오픈 출전권이 정말 욕심난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이 연습 밖에 없는 만큼 죽기살기로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최종 목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다. 안성현은 “임성재, 김주형, 안병훈 등 선배들과 함께 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 쉽지 않겠지만 절대 이루지 못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원하는 결실을 맺을 때까지 계속해서 부딪혀보겠다”고 다짐했다.
시즈오카(일본) 임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