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전은 지난 26일 서울 동대문 노보텔에서 교육부와 고졸 인재의 일자리 확대와 경력개발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안중은 한전 경영관리 부사장, 배병일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직업계 고등학교 재학생 200여 명도 협약식에 자리했다.
한전과 교육부는 △고졸 채용 대폭 확대 △직업계고 취업 교육을 통한 입사 우대 △입사 후 고졸사원 학사학위 취득을 포함한 경력개발 프로그램 공동 기획·운영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고졸 인재의 채용부터 경력개발 과정 전반에서 양측이 손을 맞잡은 것이다.
한전은 이번 협약의 의미가 단순히 고졸 채용인원 확대에 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 학력 중심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능력 중심의 청년 자립 선순환 모델 구축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한전은 올해부터 3년간 총 300개(제한채용 170명·인턴 130명)의 고졸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학력 차별 없는 채용 선도기업으로서 고졸 인재 채용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한전은 올해부터 전년도의 2배가 넘는 고졸 인재 87명을 채용한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고졸 채용인원은 연간 10명 안팎에 불과했다. 한전은 향후 3년간 연평균 100명 수준으로 연간 고졸 채용 인원을 10배 가까이 확대할 계획이다.
고졸 청년들의 취업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취업 빙하기 상황을 해소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인 구인 배수는 26년 만에 최저치인 0.28로 떨어졌다. '쉬었음 청년' 중 고졸 이하 청년은 57%에 달한다.
한전은 이날 협약식과 더불어 교육부와 공동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우수한 고졸 인재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전은 향후 교육부 '고졸만잡' 시스템을 활용한 채용 홍보를 병행할 예정이다. 또 교육부에서 추천한 직업계고 학생을 대상으로 고졸 에너지인재 취업 교육을 시행한다. 향후 우수 수료자를 채용 시 우대한다는 계획이다.
고졸 에너지인재 취업 교육은 약 한 달간 한전 인재개발원에서 에너지 관련 전문교육을 진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수 수료자에게는 고졸자 공채 시 필기전형 가점(3~5%)을 부여한다.
한전은 여기서 더 나아가 올해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 에너지 신기술 융합학과를 신규 개설했다. 고졸 채용 확대를 넘어 입사한 고졸 사원의 역량 강화와 경력 개발을 위해서다. 한전은 학사과정의 안정적인 운영 및 개선을 위해 교육부와 지속 협력할 방침이다.
협약식에 참석한 안중은 한전 경영관리부사장은 "이와 같은 한전의 노력은 조기 취업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앞당겨 부모 세대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더 나아가 사회 조기 진출에 따른 안정적인 경제 기반으로 결혼 및 출산율 증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부사장은 "앞으로도 한전은 학력 중심 사회에서 선취업·후진학의 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눈 덮인 길에 내딛는 첫걸음의 마음으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전은 올해 상반기 신규 정규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대졸 수준 공채(310명) 지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연간 700명 규모의 정규직 신규 채용을 예고했다. 한전의 올해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20% 증가했다. 2022년 이후 최대 규모다.
한전은 이번에 채용되는 신입사원들을 기술 분야에 약 80% 배치할 전망이다. 이들을 대규모 송전망 건설, 분산에너지특별법 이행 등 핵심사업을 이끌어갈 원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정규직 일자리 외에도 청년층을 중심으로 연간 900명 규모의 체험형 인턴제도를 운용한다.
[신유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