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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충격 변동성 커진다…'빅테크 AI혁신'은 유효

정유정 기자
입력 : 
2025-02-18 16: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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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정책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으로 인해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이 큰 변동성을 겪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딥시크의 고성능 AI 모델 개발로 AI·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흔들리고 있으며, 특히 엔비디아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트럼프의 관세 부과 계획은 글로벌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한국 증시에서도 관세 영향을 덜 받는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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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로 HBM시장 둔화,
빅테크 우위 약해진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과도
중국 모델 주류 되기 어려워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딥시크가 챗GPT를 이용해 자신들의 모델을 학습했다며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사진은 오픈 AI 로고를 배경으로 스마트폰에서 딥시크 앱이 구동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딥시크가 챗GPT를 이용해 자신들의 모델을 학습했다며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사진은 오픈 AI 로고를 배경으로 스마트폰에서 딥시크 앱이 구동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딥시크가 내놓은 고성능 AI 모델 '딥시크 R1'의 여파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AI·반도체 기업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기존에는 수천억 원을 투입해야만 고성능 AI를 개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업계를 지배했으나, 딥시크가 이를 뒤흔들며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엔비디아의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됐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빅테크의 경쟁 우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과도한 해석"이라며 "AI 혁신은 아직 시작 국면이며, 시장의 확장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기적으로 선진국에서 중국의 모델이 주류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새로운 관세 정책도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발표했다. 또 미국은 최근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지만, 양국과의 협상을 위해 한 달간 해당 조치를 유예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관세율이 5%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S&P 500 지수의 주당순이익(EPS)이 1~2% 정도 감소할으로 추정했다. 크리스티안 뮐러-글리스만 골드만삭스 포트폴리오 전략 책임자는 "전술적으로 높은 주식 밸류에이션, 둔화하는 거시경제 모멘텀과 정책 불확실성 확대 등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의 조정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 발표된 관세 정책과 이에 따른 보복 조치가 거시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종 결과가 아직 불확실하기 때문에 거시경제 전망을 크게 수정하지는 않았지만, 관세 인상은 글로벌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정책 조합에 더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 공공정책 연구팀은 향후 3~4개월간 미국 인플레이션이 기준선 대비 0.3~0.6%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향후 3~4분기 동안 미국의 성장률이 기준선 대비 0.7~1.1%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버코어ISI 역시 "다른 국가들이 미국으로의 수출을 줄이고, 투자 감소와 고용 감소가 발생하며 미국 경제 성장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40bp(1bp=0.01%포인트) 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이 40bp 하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에선 수년간 증시를 이끌어온 '매그니피센트 7'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소비재, 헬스케어 등 다양한 섹터로의 투자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드만삭스 측은 옵션거래와 달러·금과 같은 자산을 활용한 위험 헤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증시 하락에 대비한 헤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에서도 엔터테인먼트, 조선, 방산 등 관세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업종에 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제품"이라며 "제품이 아닌 서비스 수입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K팝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모호하며, 대체 불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콘서트 티켓이 1만~2만원 더 비싸다는 이유로 팬들이 다른 가수의 콘서트를 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선, 방위산업의 경우 관세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상선의 경우 국제적으로 무관세 품목일 뿐 아니라 미국 조선사들과 경쟁 관계에 있지 않아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의 실익이 없다"며 "방산도 미국에 대한 무기체계 수출이 없어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딥시크의 등장은 국내 인터넷·소프트웨어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R1 등 오픈소스 모델의 등장은 제한적인 자본적지출(CAPEX)을 가지고 AI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국내 인터넷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줄 전망"이라며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나 카카오의 카나나도 오픈소스로 공개된 모델을 학습하며 개발됐던 만큼 저비용 오픈소스 모델을 학습해 성능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딥시크의 부상으로 국내 반도체 업체 주가가 변동성을 보였으나 증권가에선 이번 국면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고성능 저비용의 딥시크 등장으로 향후 추론 AI를 중심으로 맞춤형 반도체(ASIC)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며 "가성비 AI의 출현은 궁극적으로 AI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져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 기반을 확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국내 철강, 자동차, 2차전지 업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배당주가 주목받고 있다. 배당주는 주가 하락 시 방어주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자산으로 꼽힌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삼성증권의 투자 중개형 ISA 계좌에 투자자가 가장 많이 들고 있는 배당주 종목은 맥쿼리인프라로 집계됐다. 이어 SK텔레콤, 현대차, 우리금융지주, 현대차2우B, 하나금융지주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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