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트럼프 당선후 강달러 가속
계엄 사태로 원화가치 폭삭
1480원 밑으로 내려가기도
2009년 당시 금융위기 수준
1500원대 고착화 우려 커져
트럼프 당선후 강달러 가속
계엄 사태로 원화가치 폭삭
1480원 밑으로 내려가기도
2009년 당시 금융위기 수준
1500원대 고착화 우려 커져
1일 금융업계에서는 강달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국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원화값은 이달 중 1500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목소리가 크다. 자칫 1500원대에서 고착화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제기된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정국 불안이 지속돼 한국의 대외신인도가 낮아질 경우 원화값은 더 하락할 수 있다"며 "1490원에서 1500원까지는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진호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향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한다면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1500원 선까지 가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작년 12월 이후 원화값 급락을 촉발시킨 국내 변수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나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이후 전례 없는 '대행의 대행' 체제가 지속되는 상황인 데다 여야 간 향후 정국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추가적인 정국 불안은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국가 신용등급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원화값에 추가 악재가 될 공산이 높다.
국내 변수 외에도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요 공약 중 하나로 10~20%의 보편관세를 제시하면서 미국 달러화의 나 홀로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6개 주요 통화(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대비 달러값을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하더라도 연초와 비슷한 100 수준이었다.
이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상승하기 시작해 작년 말에는 108 수준까지 올라섰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트럼프 정책 시행으로 인해 미국의 금리 인하가 더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금리 인하가 더뎌질 경우 글로벌 자금의 달러 선호는 계속되고 그만큼 원화값은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다만 외자운용원은 연초에는 달러 강세가 이어지겠지만 이후 트럼프 정부의 각종 정책 시행 과정에서 한계·효과 제한 등으로 강달러 기조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원화값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달러가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가장 큰 변수로 미국 국채금리를 꼽았다. 이미 4.6%대로 올라선 미국 10년 국채금리가 더 오르면 달러 강세는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에서는 연일 '모든 가용 대책 활용'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긴급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일명 F4회의)에서도 "관계기관이 긴밀히 공조해 시장 상황을 24시간 예의 주시하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금융·외환 시장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일각에서는 안정화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새해 들어 거래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고, 수출 대금 등이 들어오면 원화값도 안정화가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5년 연간으로는 상고하저를 예상한다"며 상반기엔 1400원대 초반까지 원화값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희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