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기획·연재

나라 힘들수록…기업 묵묵히 상생

이종화 기자
입력 : 
2024-12-16 16:10:15

언어변경

글자크기 설정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속가능성장과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필요한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 전략이 다양해지고 있다. ESG 기준에 맞는 제품 생산 환경 조성, 중소기업과의 협력, 스포츠와의 연계 등 다양한 종류의 ESG 활동이 눈에 띄고 있다. 이는 봉사활동, 기부 등 단순 사회공헌 수준을 넘어 장기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전략에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기업들이 다양한 상생 활동에 나서는 것은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삼성전자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203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글로벌 주요 제조사업장에서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93.4%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DX 부문이 구매한 제품 내 플라스틱 부품 중 25%에 재생 레진을 적용했다. 폐전자제품 수거 활동도 늘려 지난해 말 70여 개국에서 수거 체계를 구축했다.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지난해 공정가스 처리시설(RCS)을 추가로 설치했다. 또 LNG 폐열 회수 시스템을 확대 적용하는 등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DS부문의 지난해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11.6%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제품들을 위한 다양한 인증 획득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세탁기·냉장고·에어컨 총 3종은 영국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인증을 획득했다. 카본 트러스트는 영국에서 설립된 비영리 인증기관이다. 제품의 소재·생산·운송·사용·재활용까지 전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평가해 탄소 발자국 인증을 부여한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부품의 50%, 2050년까지 모든 플라스틱 부품 내 재생 레진 적용에 대한 목표를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중소벤처기업부, 특장차 제조 중소기업 '마노'와 손잡고 어린이통학차 제조에 나서면서 상생을 이어오고 있다. 마노는 15인승 어린이용 승합차량의 각 좌석에서 안전벨트 어깨끈 높이 조절이 가능한 어린이용 좌석을 개발한 기업이다. 정부와 현대차가 각각 12억원을 지원했다.

기존 승합차 안전벨트는 어린이가 사용할 경우 벨트가 목 근처를 지나가 사고 시 위험할 뿐만 아니라 불편함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마노 벨트는 높이 조절이 가능해 이런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 또 차량 뒷부분에 작은 단추를 설치해 운전자가 이를 누르지 않은 채 아이를 두고 떠날 경우 1분30초 뒤 경광등이 울리며 잠겼던 문이 해제된다.

현대차는 마노와 공동으로 양산라인을 구축해 현대차 스타리아를 개조한 '스타리아 킨더'를 생산 중이다. 현대차가 뒷좌석을 비워둔 상태의 차체를 마노에 넘기면 마노가 어린이용 시트를 장착한다.

LG도 스타트업과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식의 ESG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LG는 오픈 이노베이션 브랜드 '슈퍼스타트(SUPERSTART)'를 출범시켰다. 슈퍼스타트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LG 계열사나 외부 파트와 연결해 주는 LG그룹의 플랫폼이다. LG 계열사와 외부 파트너 추천을 받은 유망 스타트업은 슈퍼스타트 플랫폼을 통해 기술개발, 사업 협력, 투자 유치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LG는 2018년부터 스타트업들이 비용부담 없이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내에 400평 규모의 스타트업 전용 업무 공간 슈퍼스타트 랩을 마련한 바 있다.

SK그룹은 스포츠와 연계한 ESG 활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SK엔무브는 발달장애 아동이 사회에 잘 적응하고, 풍부한 감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 핸드볼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SK엔무브 여자 핸드볼구단 SK슈가글라이더즈 선수단은 서울 은평대영학교에서 발달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핸드볼 교실을 진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부터 서울 소재 특수학교 2곳에서 핸드볼 교실을 열고 지역사회 발달장애 아동과 소통·교감하는 해피드림(Happy Dream) 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 300여 명이 핸드볼 교실에 참여해 발달장애 아동 400여 명과 하나가 됐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SK슈가글라이더즈, 한국체대와 특수학교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맞춤형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이 커리큘럼은 특수학교의 정규 체육수업에도 쓰이고 있다.

한화는 KAIST와 손잡고 우주영재교육에 앞장서며 미래 인재 양성을 통한 ESG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 스페이스 허브는 KAIST와 공동 개발한 우주 교육 프로그램 '우주의 조약돌'을 운영하고 있다. 우주의 조약돌은 우주에 관심 있는 중학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한 경험형 우주 교육 프로그램이다.

포스코그룹은 국가유공자 및 현직 소방관·군인을 대상으로 한 ESG 활동에 나섰다. 포스코1%나눔재단은 장애를 갖게 된 국가유공자와 현직 소방관·군인에게 맞춤형 첨단보조기구 지급을 통해 실질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국가유공자 첨단보조기구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1%나눔재단은 이를 2020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156명에게 로봇 의수·의족, 다기능 휠체어, 인공지능 보청기 등을 전달했다.

에쓰오일도 소방관, 해양경찰 등 남을 위한 희생정신을 발휘한 이들에게 집중한 ESG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에쓰오일의 '소방영웅지킴이' '해경영웅지킴이' '시민영웅지킴이' 등이 대표적이다.

시민영웅지킴이 캠페인은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고 타인을 먼저 배려하는 살신성인의 마음과 용기를 발휘해 급박한 위해 상황에서 타인의 생명을 보호한 영웅적 시민을 격려하는 활동이다. 소방영웅지킴이와 해양영웅지킴이 캠페인은 소방관과 해양경찰의 생애 주기에 맞춰 가족들까지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다. 소방관과 해양경찰의 활동을 응원해 사기를 북돋고, 다치면 치료비를 지원하고, 안타깝게 순직한 소방관과 해양경찰의 가족을 지원한다.

[이종화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