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단지의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그룹’이 국내 세무당국에 등록된 시점이 2023년 10월 말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프린스그룹이 부동산 개발 자회사 명의로 2023년 10월 31일 남대문세무서에서 고유번호증을 발급받았다.
고유번호증에는 단체명으로 ‘프린스 리얼에스테이트 그룹 코리아’가, 대표자란에는 중국계로 추정되는 이름이, 소재지는 서울 중구 순화동으로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유번호증은 비영리단체나 외국 기관 등이 수익사업 이외의 목적으로 국내 활동을 할 때 발급되는 등록증이다. 고유번호증을 발급받으면 은행 계좌 개설 등이 가능하다. 프린스그룹이 외형상 정상적인 단체로 위장하기 위해 이 같은 절차를 밟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프린스그룹은 지난 5월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 중구 순화동에 ‘서울 사무소’를 개설했다고 공지한 바 있다. 주소지는 공유오피스 건물 17층으로, 연락처로 적힌 전화번호는 캄보디아 현지 번호로 통화가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스그룹 계열사들은 주로 자금 세탁 통로로 이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영국 정부는 프린스 그룹을 ‘초국가적 범죄 조직’으로 공식 지정하고 관련 자산을 동결하는 등 제제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프린스그룹을 상대로 제기한 몰수 소송 소장에는 제재 대상 중 ‘프린스 리얼에스테이트 그룹(Prince Real Estate Group)’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현재 프린스그룹의 국내 활동과 관련해 전담팀을 구성하고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아직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로,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