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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무슨 일 있나요? 손님이 뚝 끊겼어요.”

25일 서울 망원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자영업자 김모 씨는 쓴웃음을 지었다.

“추석 지나고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번 주 매출은 반의 반토막입니다. 진짜 ‘굶어죽겠다’는 말이 뭔지 이제 실감합니다.”

손님이 끊기고 매출이 반 토막 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인건비 인상, 임대료 상승,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겹치며 적자를 견디는 날이 일상이 됐다. 소비가 얼어붙고 매출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체감상 ‘경기 한파는 혹한 수준’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소비쿠폰 등 일시적 부양책의 효과가 사라지자 내수 진작의 불씨가 꺼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최모(52)씨는 “월요일부터 죽쑤고 있다”며 “손님 올까 앉아있는데 개미 한 마리도 안 온다. 두통을 달고 산다”고 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1로 전월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4월부터 꾸준히 오르던 소비심리가 9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됐다.

한 자영업자는 “물가가 너무 올라서 사람들이 ‘밖에서 먹는 걸 줄이자’고 하더라”며 “체감상 코로나 때보다 더 손님이 없다”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 수는 100만 명을 넘어 2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매업 폐업률은 16.7%, 음식점은 15.8%에 달한다.

부산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박모(45)씨는 “금요일부터 시동 걸고 금토일 달려야 하는데, 요즘은 오히려 평일보다 더 조용하다. 손님이 없으니 직원들 월급 줄 생각에 잠을 못잔다”고 했다.

경기 침체는 특히 대출이 많은 영세 자영업자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기획재정위원회 박성훈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기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69조6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개인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더해 분석한 결과다. 자영업자 대출은 불과 3개월 사이 2조원 더 불어나며 2012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고금리·고물가에 이어 소비 위축까지 겹치면서,매출은 줄고 이자 부담은 커져 버틸 힘이 고갈된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소득이 적은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대출과 연체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저소득(하위 30%) 자영업자의 2분기 현재 대출 잔액은 141조3000억원으로 1분기(137조5000억원)보다 3조8000억원 늘어나며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은도 지난달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최근 자영업 취약차주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취약차주의 연체 진입률·지속률도 모두 오르는 등 취약차주의 부실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확대·장기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