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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뒤를 이을 노벨상 수상자 배출할 것”…140주년 연세대 총장의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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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넥스트 노벨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를 통해 제2, 제3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할 계획이다.

연세대는 140주년을 맞아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최근 양자컴퓨팅과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등록금 인상을 통해 교육 인프라를 개선하고, 기부금을 유치하여 대학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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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창립 140주년 기념
윤동섭 총장 인터뷰
지난달 28일 윤동섭 연세대 총장이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총장실에서 취임 1주년을 맞아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지난달 28일 윤동섭 연세대 총장이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총장실에서 취임 1주년을 맞아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은 연세대의 큰 자부심입니다. 연세대는 이제 제2, 제3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하는 데 모든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봄을 앞둔 2월 말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만난 윤동섭 연세대 총장은 “연세 교정에서 재능과 꿈을 펼치는 이들이 인류의 미래를 밝힐 수 있도록 ‘넥스트 노벨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세대는 2024년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QS, THE 등 세계대학평가에서 아시아 사립대 1위를 지키는 저력을 보여줬고, 동문인 한강 작가가 한국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커다란 경사도 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연계 수시 논술 문제가 유출되는 악재를 겪었다. 결국 수험생 전원에게 2차 시험 기회를 주며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 연세대는 이제 창립 140주년을 맞아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시대가 요구하는 혁신을 주도하고자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윤 총장은 “15년 만에 인상된 등록금과 기부자들의 소중한 기부금을 연세대의 새로운 미래를 그려가는 데 적극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총장과 나눈 일문일답.

- 동문인 한강 작가가 대한민국 최초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고, 국가의 경사일 뿐만 아니라 우리 연세대에 큰 기쁨이자 자부심이다. 연세대는 지난 140년간 ‘기독교 정신’을 근간으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리’를 추구해왔다. 생각보다 가까운 미래에 제2, 제3의 노벨상 수상자로 이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 생각한다.

- 2024년 세계대학평가에서 아시아 사립대 1위를 지킨 배경은 무엇인가.

▶ 억지로 순위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 기초부터 다지며 연구 환경을 개선하고, 좋은 분들을 모셔오려 노력하며 이룬 성과다. 앞으로도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양자컴퓨팅 생태계 조성, 교내 최첨단 시설 구축, 초학제적 융합 연구 등을 통해 난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연세의 강한 인문학 전통을 이어 내일의 한강을 꿈꾸는 창작자를 발굴·지원하고자 한다.

- 15년 만에 등록금 인상도 이뤄졌다.

▶ 의료원장이 될 때도, 총장이 되겠다고 했을 때도 재정 지원 없이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Nothing happens until money happens)고 강조해왔다. 2010년 이후 계속 등록금이 동결되거나 오히려 인하됐다. 그동안 누적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등록금은 30% 이상 인하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등록금 인상 재원을 활용해 우선적으로 필수인 우수 교원 확충, 교육 인프라스트럭처 개선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것이 결국 대학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 기부금도 점점 더 키워가는 모습이다.

▶ 기부금은 대학의 성장과 미래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단순히 한 개인을 보고 기부를 하는 시대는 이제 저물고 있다. 학교가 기부를 받으려면 이 학교가 미래에 어떤 차별화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을 줘야 한다. 연세대는 기부자들에게 꿈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등 200억원 상당을 기부해주신 현영숙 이재운장학회 이사님의 뜻을 모아 의생명공학 융합연구센터를 출범할 예정이다. 또 기아에서 출연해 신설되는 AI혁신연구원도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개원식을 열 계획이다.

- 140주년을 맞은 연세대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나.

▶ 우선 양자컴퓨터가 있다. 양자컴퓨팅 기술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실제로 일부 선도국은 이미 양자기술과 관련된 인적·기술 교류를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핵심 인력 양성과 기초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연세대는 ‘Quantum LOVE’라는 슬로건 아래 국제 캠퍼스에 IBM 퀀텀 시스템 원(Quantum System One)을 도입했다. 우리 학교뿐 아니라 양자컴퓨팅 기술을 국가 차원에서 발전시킬 수 있는 토양을 제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연세대만이 아닌 국제적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해 연구자들이 최첨단 기술을 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글로벌 연구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 인공지능(AI) 역시 연세대의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꼽힌다.

▶ 연세대 19번째 단과대로 ‘인공지능융합대학’을 만들었는데, AI라는 이름이 붙은 단과대학은 우리 학교가 최초다. “AI는 한 단과대학의 문제가 아니라 전 분야가 다 해야 하는 일”이라며 교수들이 모두 뜻을 모았다. ‘AI X’라는 명칭으로 모든 단과대학에서 특성에 맞는 AI 교육을 할 것이다. 올해 출범하는 AI혁신연구원을 필두로 AI를 비롯한 정보기술(IT)과 인문·사회과학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융합 연구를 통해 AI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계획이다.

- 국내를 넘어 글로벌 행보 또한 대폭 강화되는 추세다.

▶ 영국의 케임브리지대학교, 캐나다의 워털루대학교, 미국의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 양자컴퓨팅 연구를 선도하는 대학 및 기관들과 학문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실질적인 연구 성과를 도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자유 존중하며 탁월한 성과 내도록…‘연세다움’으로 인류에 기여”

무전공 선발로 융합인재 육성

수시전형 입학생 더 늘려야

윤동섭 연세대학교 총장 [김호영 기자]
윤동섭 연세대학교 총장 [김호영 기자]

- 총장 취임 이후 줄곧 ‘연세다움’을 주창해왔다.

▶ 나는 늘 ‘연세다움’을 강조한다. 챗GPT에 ‘연세다움은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진리와 자유를 추구하며 학문적 탁월성과 인류애를 실천하는 공동체로서 학생, 교직원 동문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연세대의 독특한 정신이라 답하더라. 여기에 연세가 나아갈 방향이 모두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 연세다움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총장이 할 수 있는 일은 각 단과대들이 각자 자신의 역량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요즘 넥스트 노벨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가 많은데 이 역시 교직원들이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율성을 보장해주고 마음껏 뛰며 성과를 낼 수 있게 해주는 것, 그게 바로 연세다움이 실현되는 방법이다.

- 입시에서 연세대도 무전공 선발을 확대하고 있다.

▶ 무전공 전형 선발 확대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학생들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시도다. 연세대에는 2026학년도부터 약 260명의 학생들이 전공자율선택 단위로 입학한다. 또 수시로 뽑은 학생들이 학업 성취도나 학업 능력에서 다양한 성과를 내고 성취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수시 비율을 높이고 싶다는 것이 학교 측의 생각이기도 하다.

- 2028학년도부터는 문·이과 통합 고교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한다. 이에 대한 준비는.

▶ 그 학생들을 위한 효과적인 학습 지원을 위해 학생 개개인의 역량과 학습 배경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올해 1학기부터 교수들이 생성형 인공지능(G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수업 모델 연구를 위한 모임을 개최하고 있다.

-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한 문제다.

▶ 총장으로서 언제나 우수 학생을 어떻게 선발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이공계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원 확대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연구 환경 혁신이 우선이고 여기에 산업계와의 협력이 추가로 병행돼야 한다. 산학협력 강화,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활성화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게 하겠다.

- 의사출신 총장으로서 의대증원 사태를 어떻게 보나.

▶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조속히 학업으로 복귀해 미래 의료인으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의대 증원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인프라와 의료 현장의 수용 능력을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다. 질 높은 교육과 실습이 보장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증원된 의사 인력을 지역 및 필수 의료 분야로 배치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

-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 교육부의 방침이 먼저 정해져야 대학에서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연세대는 시설이나 강의실 등 상대적으로 다른 곳보다 나은 상황이고, 대학 본부와 의료원의 입장 차이가 있지만 의료원이 인사와 재정에 대해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 입장을 존중할 것이다. 의료 인력의 불균형 문제는 단순 증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 앞으로 남아 있는 총장 임기 동안 더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 진리와 자유로 인류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연세가 140주년을 맞았다. 혁신적 연구와 인재 양성을 통해 인류와 사회에 실질적 기여를 하는 대학이 되겠다. 요즘 넥스트 노벨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은데 이를 위해 교직원들이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 연세의 빛이 앞으로도 더욱 밝게 빛날 수 있도록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하는 초석을 마련하겠다.

🧑 윤동섭 총장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외과 전문의로서 간담췌외과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와 진료 활동을 이어왔다. 1999년 연세대 의대 교수로 부임한 뒤 강남세브란스병원장,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교육·연구·진료 현장을 아우르는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2024년 2월 제20대 연세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한병원협회 회장, 대한외과학회 회장, 한국의학교육협의회 회장 등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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