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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창문 깨고 진입 "판사X 나와라"… 경찰 "전원 구속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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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강성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하며 법원 기물을 파손했다.

경찰은 3시간 만에 시위대를 진압하고 46명을 체포했으며, 이날 오후에도 헌법재판소 앞으로 이동해 불법 집회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극단적 유튜브 발언과 과격한 행동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분석하며, 경찰은 추가 범죄자를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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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법원 난동사태…3시간 아수라장
19일새벽 尹구속영장 발부되자
경찰 저지선 뚫고 시위대 진입
법원기물 파손하며 3시간 대치
대법 "법치주의 중대한 도전"
경찰, 46명 현행범으로 체포
"강성 유튜버들이 폭력성 키워"
오후엔 헌재서 난동 3명 체포
◆ 尹대통령 파면 ◆
습격당한 서부지법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유리창을 깨고 진입을 시도하며 난동을 부리고 있다.  뉴스1
습격당한 서부지법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유리창을 깨고 진입을 시도하며 난동을 부리고 있다. 뉴스1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후문 현판은 찌그러진 채 바닥에 나뒹굴었다. 법원 건물은 폭격을 맞은 듯 멀쩡한 유리창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새벽 경찰이 서부지법 사방에 질서유지선과 차벽을 설치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극도로 흥분한 지지자들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윤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은 서부지법에 침입해 난동을 부리며 점거했다. 경찰은 3시간 만에 이들을 완전히 진압했지만 법원 기물이 파손되는 등 법치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법원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3시께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서부지법에서 발부되자 경찰 저지를 뚫고 담을 넘어 법원에 침입했다. 이들은 폭도로 변해 경찰에게서 방패를 뺏고, 법원 정문과 유리창을 깨부쉈다. 이후 시위대는 오전 3시 21분께 법원 안으로 무단 진입했다. 시위대는 법원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판사X 나와라" "다 죽여버려"라고 소리쳤다.

오전 3시 32분께 경찰이 법원 내부로 투입돼 침입자들을 진압하기 시작한 이후에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거세게 저항했다. 경찰은 기동대 등 1400여 명을 시위대를 막기 위해 현장에 투입했고, 결국 3시간 만인 오전 6시께 경찰은 법원 안팎의 시위대를 대부분 진압했다. 진압 과정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 46명이 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19일 오후에는 헌법재판소로 장소를 이동해 험악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보수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1500명 규모의 인원이 서부지법 앞에서 미신고 집회를 열고 헌법재판소로 행진했다. 종로경찰서는 이날 오후 헌법재판소 담을 넘어 경내로 침입한 남성 1명을 비롯해 '위험 물건'을 들고 난동을 부린 남성 등 3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헌재 몰려간 시위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 모인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부정 선거 검증하라'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헌재 몰려간 시위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 모인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부정 선거 검증하라'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전문가들은 '강성' 유튜브 채널과 극단적 발언이 이번 사태의 과격성을 키웠다고 지목한다. 극우 성향 유튜버들은 서부지법 난동 당시 현장 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출했다. 난동 사태 이후 이날 열린 '연합 예배'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국민저항권은 헌법 위에 있다"며 "우리가 윤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다"며 과격한 행동을 부추기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내놨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폭력 사태는 시위대가 더 이상 우리 사회를 신뢰할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기관과 언론 등의 주장이 시위대 주장과 계속 상반되면서 사회에 대한 시위대의 신뢰도가 무척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허 교수는 "유튜버들의 선동 사례가 늘었다. 폭력이 재발하는 걸 막기 위해서는 이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저녁에는 시위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가 탑승한 차량을 둘러싸고 위해를 가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이날 오후 6시 50분께 영장 심사를 마치고 공수처로 복귀하던 차량 2대가 시위대에 의해 둘러싸였고, 시위대 공격으로 타이어 바람이 빠지는 등 차량이 훼손되기도 했다. 폭력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자 경찰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서울경찰청은 서부지법 난동 사건과 관련해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전담 수사팀을 편성했다. 경찰은 채증자료 분석 등을 통해 추가 불법행위자와 교사·방조한 자들을 끝까지 추적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 강성 지지자들은 애꿎은 시민들에게도 피해를 입혔다. 이들은 서로 몰려다니며 지나가는 시민과 취재진, 경찰 등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시위대가 서부지법에 난입한 것을 두고 대법원은 강한 우려를 표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난입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는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자 중대한 도전으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천 처장은 시위대 난입으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 상황도 밝혔다. 법원 청사 1층 접수대를 비롯해 판사와 법원공무원이 일하는 5~6층 등 위층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직원들에 대한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법원에 진입한 시위대 전원을 구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세호 기자 / 김송현 기자 / 이수민 기자 /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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