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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조류 충돌했다고 랜딩기어 안되다니"… 기체결함 가능성도 제기

최예빈 기자
송민섭 기자
입력 : 
2024-12-29 17:57:14
수정 : 
2024-12-29 22: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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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와 기체 결함, 짧은 활주로 등이 논의되고 있다.

사고 이전에 조류 충돌 경고가 있었으며, 무안공항은 항공기와 조류 간 충돌 발생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국토부는 활주로 길이를 원인으로 보지 않고 있지만, 참사 발생 후 항공기 안전 관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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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항공참사 원인은
항공기-조류충돌 매년 늘어
철새많은 무안공항 최다 발생
전문가 "한쪽 엔진 고장나도
랜딩기어 수동으로 조작 가능"
짧은 활주로·공항 운영 미숙
LCC 정비역량 부족도 도마에
◆ 무안 제주항공 참사 ◆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와 기체 결함, 짧은 공항 활주로 등이 거론된다.

29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해당 여객기는 사고 직전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 주의' 경고를 받았다. 사고 비행기가 오리 떼와 충돌했다는 목격자 증언도 나왔다.

사고가 난 무안국제공항이 서해안 철새도래지와 인접해 있다는 점도 조류 충돌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무안 국제공항은 항공기와 조류 간 충돌 발생률이 국내에서 가장 높다.

이착륙 시 시속 300㎞가 넘는 항공기에 오리 한 마리만 충돌해도 기체에는 5t가량의 순간 충격이 가해진다. 이물질이 엔진에 빨려 들어갈 경우 엔진이 파손돼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항공기와 조류 간 충돌은 2017년 218건에서 지난해 433건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항공기 운항 1만회당 충돌 건수는 같은 기간 2.56건에서 6.90건으로 늘었다. 기후변화로 조류 개체 수가 늘어나고 공항 주변 도시화로 서식지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김광일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공항은 넓은 개활지가 있다 보니 새들이 좋아하는 환경"이라며 "도심 근처에 없고 바다 주변에 위치하니 새들이 먹이 활동을 하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무안공항 인근 갯벌의 연안습지보호구역은 113.34㎢에 달한다. 공항에서는 철새를 쫓기 위해 총이나 폭죽 등을 활용해 새들이 싫어하는 소리를 내거나, 드론을 날리기도 하지만 역부족이다.

조류 충돌과 더불어 기체 결함 가능성도 제기됐다. 사고 영상에서 랜딩기어 외에 다른 제동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현덕 한국항공대 교수는 "항공기에는 유압계통이 알파, 브라보 등 2개로 나뉘어 있어 서로 백업이 가능하고 유압이 없다고 하더라도 수동으로 중력에 의해 랜딩기어를 내리는 게 가능하다"며 "랜딩기어를 수동으로 내릴 수 없을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었거나 기체에 다른 이상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도 "공개된 영상을 보면 조류 충돌로 한쪽 엔진이 고장 난 것으로 보이는데, 엔진 하나에 문제가 생겼더라도 비행기가 이 정도로 조종이 어려워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LCC) 정비 문제로 항공기 지연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대형 사고 전 발생하는 경미한 사건들을 결코 무시해선 안 된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무안공항이 정기 국제선 운항을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참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공항의 문제점도 거론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에 따르면 활주로 길이는 공항의 해발고도, 평균기온, 운항 항공기의 종류 등에 따라 보잉 737 등 중형 항공기의 경우 2000~3000m로 설계한다.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2800m다. 이에 따라 무안공항은 총사업비 492억원을 들여 3160m로 활주로를 연장하는 사업을 진행해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주종원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활주로 길이를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전에도 사고 항공기와 유사한 크기의 'C급 항공기'를 운항해 왔다"고 말했다.

[최예빈 기자 / 무안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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