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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12만원으로 생활, 눈물 난다”...필리핀 이모 “돌봄 아닌 청소·빨래 가사 도우미”

윤인하 기자
입력 : 
2024-12-24 17: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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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와 서울시는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과도한 업무와 낮은 급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공제금을 제외하고 월 112만원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교통비와 식비 등 추가 비용 부담으로 저축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용우 의원은 정부가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을 진행했다고 지적하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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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할 필리핀 노동자들이 지난 8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할 필리핀 노동자들이 지난 8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용노동부와 서울시가 도입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과도한 업무와 낮은 급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각종 공제금을 빼고 월 112만원으로 각종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0월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한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9월 급여내역을 보면 총 183만원 중 40%에 달하는 약 71만원이 각종 공제금으로 차감됐다.

공제액 중 가장 큰 것은 숙소비 53만9000원(부가세 포함)이었는데,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거주하는 기숙사 숙소의 크기는 1인실 1.45평(4.8제곱미터), 2인실 1.96평(6.5제곱미터)이다. 나머지 공제액은 통신비와 소득세,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이었다.

이들이 거주하는 숙소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월 112만원으로 서울에서 모든 생활비를 지출해야 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가사관리사들 사이에선 “교통비, 식비 등 서울에서 체류하는 각종 비용을 개인이 부담하니 실제로 저축하는 금액은 거의 없다”는 말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업무 범위 관련 불만도 제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본국에선 돌봄서비스 제공자의 업무를 전달받았지만 실제 현장에선 ‘가사도우미’ 일을 맡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예상과 다른 업무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전문 자격증을 딴 돌봄 제공자(케어 기버·care giver)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가사도우미(헬퍼·helper)로 일한다. 이들의 업무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은 시범사업 전부터 제기됐다. 한 가사관리사는 “방 5개 청소와 빨래, 손세탁 등 8시간 연속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한다”며 “눈물이 나올 정도로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가사관리사는 “한 집에서 4시간 일하고 다른 집으로 이동하는 데만 왕복 4시간 걸린다”고 답답해했다.

한편 고용부는 내년 사업 규모를 120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또 송출국 다양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용우 의원은 “정부가 임금, 업무, 주거 문제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성급하게 사업을 진행했다”며 “사업 확대가 아닌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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