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다단계 폰지사기 의심
경찰, 업체 대표와 임원 입건
확인된 피해자만 800명 넘어
폐업 기업 '우량업체'로 속여
3~6개월 단기 채권 투자 땐
최대 年 25% 수익률로 유혹
경찰, 업체 대표와 임원 입건
확인된 피해자만 800명 넘어
폐업 기업 '우량업체'로 속여
3~6개월 단기 채권 투자 땐
최대 年 25% 수익률로 유혹

한 피해자는 "친척과 지인을 포함해 수년간 수십억 원을 투자했다.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범죄자는 처벌받고 투자 금액 중 일부라도 돌려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 등 A사 관계자들은 3~6개월 만기의 단기 채권을 판매하면서 연 9.5%에서 최대 25%에 달하는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투자자들을 꾀어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제조업 기반 중소기업에 매출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다시 상위 업체에서 받아 오면 된다" "기업 신용등급이 AAA 이상이라 문제없고 은행보다 높은 수익률도 제공한다"는 식으로 투자를 유도했다. 하지만 한 영업자에 따르면 A사가 올해 11월에 투자자들에게 우량 업체라고 소개한 곳은 이미 지난해 초에 폐업한 곳이었다. A사는 투자자가 만기 상환일을 연장하면 우대수익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투자 자금 이탈도 막았다. 만기 시 투자자가 원리금을 모두 재투자하면 매월 0.3%포인트, 원리금을 일부 상환하면 0.1%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주는 식으로 재투자를 유도했다. 그래도 투자자가 상환을 요구하면 상대적으로 소액인 수천만 원은 상환해주고 고액 투자자에겐 더 짧은 2~4주 만기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담보 상품을 4~8%의 고금리로 판매해 자금 유지를 유도했다.
문제는 지난 4일과 10일 A사가 '상환 업무 지연'과 관련된 안내문을 보내며 불거졌다. 안내문에선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자금 유동성 문제가 발생했다. 믿고 기다려달라"며 상환 지연을 인정했다. 또 '채무 변제에 대한 설명회'를 열겠다며 기간을 통보했지만 설명회는 예정된 날짜에 개최되지 않았다. 지난 20일 투자자에게 보낸 영상에서도 "내년 6월까지 갚겠다"는 말만 전했다.
일부 피해자는 채권을 판매했던 영업자들도 고소했다. 하지만 영업자들은 해당 상품의 구조와 실체를 제대로 본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업자들은 임원들이 정보를 통제하고 있어 문제 여부를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업자들은 문제가 발생한 뒤 민형사상 모든 조치를 위임하는 '소송 위임장'을 작성해달라고 했다며 임원들의 사건 연루 여부도 의심하고 있다.
[양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