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 희망나눔재단은 올해 마지막 ‘희망나눔인상’ 수상자로 구두 수선비를 모아 나눔을 실천해 온 김주술 씨(69)와 최영심 씨(70) 부부를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동에서 ‘신세계 구두수선’을 운영하는 김씨 부부는 2006년부터 구두 수선비 가운데 10%를 꼬박꼬박 돼지저금통에 모아 광주시 동구청에 기부해 왔다. 지난 18년간 기부한 금액은 2500만원에 달한다.
김씨 부부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때 사업 실패를 겪고 생계를 위해 구둣방을 열었다. 구두 제작 기술자였던 김씨는 한때 제화점을 열어 큰 돈을 벌었고, 최씨는 1970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육상 중거리 국가대표로 출전한 이력이 있다.
부부가 2평(6.6㎡) 남짓한 조립식 건물의 구둣방에서 한달 평균 버는 돈은 월 150만~200만원이다. 부부의 선행을 알게 된 손님들이 수선비보다 더 많은 비용을 내거나 거스름돈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이들은 수선비 10%를 저금통에 넣겠다는 약속을 꾸준히 지켰다. ‘견물생심’을 경계하기 위해 저금통에 모은 돈이 얼마인지 세보지도 않고 곧바로 기부한다고 한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노령연금을 받고 있지만 부부는 기부를 위해 쉴 새 없이 일을 하고 있다. 김씨는 광주시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매일 새벽 5시 동네 청소로 하루를 시작한다. 청소를 통해 손에 쥐는 돈은 월 10만원에 불과하지만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아내 최씨는 건물을 청소하면서 월 120만원을 생활비로 보태고 있다.
이들은 과거의 영광보다 현재의 나눔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부부는 “그간 기부를 통해 나눔의 행복을 알게 돼 새로운 삶을 얻은 느낌이 든다”며 “나눔은 비워야 채울 수 있다. 앞으로도 조금이나마 더 많은 이웃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희망나눔인상’은 나눔으로 아름다운 사회 가치를 만드는데 기여한 사람 및 단체의 활동을 격려하고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KT그룹 희망나눔재단 홈페이지(www.ktgf.or.kr)를 통해 연중 상시로 희망나눔인상 후보자의 선행, 사연과 함께 수상자를 추천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