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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학생은 R발음이 부정확해요”…내년 도입 AI교과서, 질문 던지니 ‘1초 대답’

권한울 기자
입력 : 
2024-12-03 08:20:28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교육부가 'AI 디지털교과서 실물 시연회'에서 영어 최종 합격본의 실물을 공개했다.

AI 교과서는 학생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 부족한 부분을 추천해주고, 수업시간에 많이 틀린 문제를 분석해 추가로 공부하면 좋을 부분을 알려준다. 또한, 외국인을 만나지 않아도 영어 발음을 교정할 수 있고, 영어 작문도 AI가 개별 첨삭해준다.

하지만 AI 교과서 도입으로 교사들의 업무가 늘어나고,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이해도나 활용 능력에 따라 교육의 질 측면에서 차이가 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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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디지털교과서 실제로 사용해보니
AI가 영작문 첨삭·부족한 부분 맞춤 추천
교사는 학생 학습현황 파악 용이
교사 업무 부담 증가·인프라 문제 과제
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AI 디지털 교과서 영어 최종 합격본의 시연 행사에서 관계자가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의 주요 기능을 토대로 참여형 수업 및 학생 맞춤교육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AI 디지털 교과서 영어 최종 합격본의 시연 행사에서 관계자가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의 주요 기능을 토대로 참여형 수업 및 학생 맞춤교육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아임 프랙티싱 마이 댄스 무브즈(I’m practicing my dance moves).”

인공지능(AI) 교과서가 먼저 영어 문장 발음을 들려준다. 동그라미를 그린 뒤 따라 읽어보라는 지시에 따라 영어로 읽으면 억양을 보여주는 그래프가 나온다. 원어민 억양과 학생의 억양을 비교한 그래프다. 원어민 발음을 여러 번 따라 하며 발음을 교정할 수도 있다. 문장 말하기 연습을 하다 단어를 빼먹고 읽으면 AI 교과서가 빠진 단어를 붉게 표시해준다.

AI 교과서 지시를 따라 수업을 쭉 진행하고 나니 학생의 강점과 약점이 즉각 분석된다.

“학생은 듣기와 말하기는 잘하는데 독해와 문법이 부족해요. 문법 추천 강의를 들어볼까요?”

AI 교과서는 학생이 수업시간에 많이 틀린 문제를 분석해 추가로 공부하면 좋을 만한 부분을 추천해준다. 교사도 학생의 부족한 부분을 AI 교과서로 쉽게 파악할 수 있어 학생별로 서로 다른 과제를 줄 수 있다. 채점과 분석은 ‘보조교사’인 AI 몫이다.

‘AI 선생님’에 대해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로 딴짓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많이 제기된다. 이 역시 기술적으로 일정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교사는 집중 학습 모드, 교사 화면과 동기화, 학생 화면 잠금 기능 등을 활용해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다른 것을 보지 못하도록 통제할 수 있다.

사진설명

교육부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실물 시연회’를 통해 영어 최종 합격본의 실물(웹 전시본)을 공개했다. 초·중·고등학교 영어 디지털교과서 7개 발행사 중 2개사가 참여해 주요 기능과 학생 맞춤 교육 방법 등을 설명했다. 교육부 측은 AI 교과서를 활용하면 교사는 학생들의 집중도나 수준에 따라 수업 순서나 학습 활동을 그때그때 재구성할 수 있고, 수업 중에 언제라도 필요한 활동이나 영상을 가져와 학생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을 만나지 않고도 영어 발음을 교정할 수 있다. 이날 시연에 나선 한 발행사 관계자는 “종이교과서로는 문제를 듣고 풀기만 했는데 AI 교과서에는 음성 평가 기능이 추가돼 학생들의 억양을 그래프로 분석하고 잘못된 발음을 교정해준다”면서 “자신 없는 친구들도 부담 없이 영어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맞춤형 피드백으로 발음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어 작문도 AI가 개별 첨삭해준다. 이 관계자는 “기존 수업에서는 문법 수업을 한 번만 들을 수 있었다면, AI 교과서는 원하는 만큼 반복해 들을 수 있어 부족한 학습을 보충할 수 있고 미니 테스트로 자기 이해를 점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업 중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AI 튜터’인 챗봇에 물어보면 된다. 챗봇에 ‘현재 진행형이 뭐냐’고 물으면 1초 만에 현재 진행형에 대한 설명과 예문이 제시된다. 온라인 학급 칠판을 통해 다른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를 보고 상호작용할 수도 있다.

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AI 디지털 교과서 영어 최종 합격본의 시연 행사에서 관계자가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의 주요 기능을 토대로 참여형 수업 및 학생 맞춤교육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AI 디지털 교과서 영어 최종 합격본의 시연 행사에서 관계자가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의 주요 기능을 토대로 참여형 수업 및 학생 맞춤교육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교사에게는 수업에 대한 평가, 관심이 필요한 학생, 학급에서 정답률이 가장 낮은 문제 등을 안내해준다. 학생들의 학습 현황을 통해 학생별로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를 파악할 수 있다. 학생별 피드백도 AI가 초안을 만들어주면 교사가 수정할 수 있어 개별 평가가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발행사 관계자는 “병원에 가면 CT나 MRI로 활용해 진료하듯 이제 교사들도 제대로 된 진단을 가지고 증거 기반의 수업과 학부모 상담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 교과서 도입으로 교사들의 업무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와 통신망을 비롯한 인프라스트럭처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디지털 기기에 대한 교사의 이해도나 활용 능력에 따라 교육의 질 측면에서 크게 차이가 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사교육에서 사용되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와 크게 다르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교육부는 “소득이나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접근성을 강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AI 디지털교과서는 교실 혁명의 시작이자 교육 개혁의 출발점”이라면서 “AI는 학생의 학습과 교사의 수업을 지원하는 AI 튜터, AI 보조교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날 웹 전시본을 학교에 공개하고 오는 13일까지 검토단 교사들과 함께 현장 적합성을 검토해 오류가 발견되면 발행사에 전달해 신속히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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