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1심 선고 코앞
"두글자로 된 말 차마 말 못해
국민이 권력에 책임 물을 때"
2차 장외집회 탄핵촉구 발언
16일에도 야권공동주최 집회
韓 "李판결 내내 시위할텐가"
"두글자로 된 말 차마 말 못해
국민이 권력에 책임 물을 때"
2차 장외집회 탄핵촉구 발언
16일에도 야권공동주최 집회
韓 "李판결 내내 시위할텐가"

이재명 대표는 지난 9일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 행동의 날' 집회에서 "제가 '두 글자'로 된 말을 차마 말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말한다"며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라를 구한 것은 바로 민중과 국민, 우리 자신이었다. 궁극적인 국가 권력의 원천은 국민이고 이제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남용하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직접적으로 탄핵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탄핵을 주장한 셈이다. 민주당에서도 이날 직접적으로 탄핵과 하야 등 '퇴진 촉구' 메시지를 명시적으로 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주축이 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가 개최한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대회'가 마무리된 후 같은 장소에서 민주당이 이어서 행사를 진행한 만큼 간접적으로 의사 표시를 한 모양새다. 민주노총 집회 참석자는 대부분 민주당 행사에 연석했다.
민주당 집회에 함께 참여한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4개 군소 야당 지도부는 노골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장외투쟁은 민주당이 대놓고 탄핵을 얘기할 수 없으니 시민사회랑 같이 해 사실상 압박용 여론전을 펼친 것"이라며 "다 탄핵으로 가기 위한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오는 16일에도 규탄대회를 열어 3주 연속으로 장외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이달 14일 세 번째로 발의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 여부와 15일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선고 결과는 집회 투쟁 수위와 참석 규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3차 장외집회는 개혁신당을 제외한 야5당의 공동 주최 형식으로 이뤄진다. 특히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법'의 수사 대상을 줄이는 동시에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이 비판해왔던 '독소조항'을 줄여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재표결에 들어갔을 때 특검법 통과에 필요한 여당의 이탈표를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정부 규탄 장외집회에 대해 "거대 의석을 범죄자 방탄에 쓰라고 국민께서 표를 주신 게 아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집회 명분은 특검 수용 촉구였지만, 실상은 선거법과 위증 교사 1심 선고를 앞둔 이 대표를 구해보겠다는 '세몰이'였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나 이 대표에게 무죄 생중계는 엄청나게 이익이 될 희대의 이벤트가 될 테니, 민주당이 무죄라고 생각한다면 '판사 겁박 무력시위' 대신에 '이재명 재판 생중계 무력시위'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선고가 앞으로도 계속될 테니, 앞으로 이 대표의 모든 범죄혐의 판결이 끝날 때까지 몇 년이고 아름다운 서울의 평온한 주말을 민노총과 합체해 차를 막히게 하고 폭력으로 어지럽히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구정근 기자 / 서동철 기자 / 박자경 기자]